일과 생활 모호해진 경계… 일본 ‘재택과로’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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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돌봐 가며 집에서 일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근무로 인정되지 않으니 집에 갖고 온 단말기로 그냥 일한다."
일본 도쿄의 한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20대 여성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털어놓은 자신의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재택근무가 실질적인 노동시간을 늘려 '재택과로'로 이어지는 실태에 대한 일본 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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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조총연합회 설문 참여자 절반
‘출근보다 장시간 근무 우려’ 응답
늦은 밤까지 업무 비율도 32% 달해
전문가 “심신의 긴장 상태 지속시켜
본인도 모르는 사이 많은 일 처리”
“아이를 돌봐 가며 집에서 일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근무로 인정되지 않으니 집에 갖고 온 단말기로 그냥 일한다.”
28일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공휴일이 주요 7개국(G7) 중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일본의 공휴일은 연간 16일이다. 이어 이탈리아가 12일, 미국과 프랑스가 11일, 캐나다, 독일이 각각 10일과 9일이다. 또 일본 정부는 주 4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 중 60시간 이상 근무자 비율을 2025년까지 5% 이하로 낮추는 목표를 정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쉴 줄 모르는 일본인들의 근무 형태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닛케이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산한 재택근무의 문제점을 짚었다. 재택근무가 출근에 따른 부담을 줄였지만, 일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은 데 따른 것이다. 집에 노트북 컴퓨터나 자료를 갖고 와 언제라도 일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도쿄의 부동산 회사에 근무하는 30대 여성은 “온라인 회의 중에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인사조차 할 수 없다”며 “일하는 틈틈이 집안일을 한 뒤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자정 무렵까지 일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긴 휴일이 있지만 일에 쫓겨 재충전할 기회를 상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에서 느끼는 보람의 향상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쉬는 방식 개혁을 좀 더 진전시켜야 한다”고 보도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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