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수십 곳 과수화상병 의심…“과일농사 붕괴 위험”
[KBS 대전] [앵커]
과수나무가 불에 덴 것처럼 검게 변하며 죽는 과수화상병은 보통 봄에 나타나는데, 한 겨울에 천안의 수십개 농장에서 화상병 의심증세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겨울철 기온이 높으면 화상병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는데, 재난 수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보도에 임홍열 기자입니다.
[리포트]
천안시 성환읍의 한 배 과수원입니다.
가지 아랫부분이 검정색으로 변하며 말라가고 있습니다.
과수나무 잎이나 가지, 줄기 등이 불에 그을린 것처럼 변하며 말라죽는 과수화상병 증세입니다.
내년 초 정밀검사를 거쳐 확진되면 매몰처리하게 되는데, 벌써 49농가에서 의심증세가 발견돼 올해 발병한 27농가를 훌쩍 넘겼습니다.
이처럼 천안에서 과수화상병이 첫 발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피해 농가는 전체의 44%인 293농가, 면적도 16%에 달합니다.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병원균 잠복기가 10년까지 갈 수 있어 자칫 잘못하면 전체 농가로 번질 수 있습니다.
[장덕용/천안 배 연구회 고문 : "배뿐만 아니라 사과, 그 외에도 몇 가지 과수에 퍼지는 병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대책이 세워져야 하고…."]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 과수원을 폐원해야 하는데, 보상 기준이 엄격해 농민들의 원하는 수준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어 병 확산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2~3년 뒤 다시 묘목을 심어 정상적인 수확이 이뤄지기까지는 7년 이상의 기간이 걸려 그동안의 생계유지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농민들이 선호하는 방제약은 가격이 비싸 약품 구매비도 부담입니다.
[김철환/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 : "과수농가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재난 상황이라고 지금 보고 있습니다. 보상 현실화와 약제 지급에 대한 차별화를 둬야 하지 않나…."]
과수화상병이 계절을 넘나들며 확산하고 있는 만큼 농정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임홍열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임홍열 기자 (hi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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