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은퇴有"..송은이·이수현·덱스, 잘 나갈때 무너졌다 [Oh!쎈 초점]
[OSEN=하수정 기자] 요즘 연예계에서 이혼만큼 자주 들리는 소식이 스타들의 번아웃과 슬럼프 고백이다. 대중이 보기에는 아쉬울 거 하나 없고, 남 부러울 거 없이 매일 행복한 삶을 살 것 같지만, 정작 연예인들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가장 바쁘고, 인기 정점에서 만난 번아웃으로 인해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심지어 은퇴까지 생각한다. 이들의 남모를 고충을 살펴봤다.
본업 예능을 넘어 매니지먼트 운영, 회사 대표 CEO, 영화 제작자 등 1인 N역을 소화한 송은이가 번아웃 고백과 함께 눈물을 터뜨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송은이는 12월 2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비보TV'를 통해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면을 보여줬다.
송은이는 "난 안 울 자신이 있다"며 "나 T잖아. 나에 대한 공감 능력도 없다"고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상담사는 "누군가의 표정, 말의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본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이로 인해 회사를 운영할 때 특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담사는 이어 "자존감이 높은데 그 자존감이 건강하냐고 하면 달라진다. 갑옷 입고 그 안에 5살 여자 아이가 살아가는 것 같다"며 "갑옷의 투구를 내리면 그 안에서 여자 아이가 울고 있든, 떨고 있든 안 보인다. 좀 많이 힘들고 고됐을 것 같다. 누구도 먼저 물어보지 않게끔 틈을 없앤다.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라고 분석했다.
정곡을 찌른 결과에 송은이는 눈물을 쏟았고, "사실 야망적이지도 않다. 사업 규모가 커질 수록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닌데' 싶다. 왜 자꾸 이렇게 커지고. 내 시간은 자꾸 빼앗기고"라며 "맞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다. 월급쟁이가 꿈이다. 월급 500만원 받는 월급쟁이가 꿈"이라며 웃었다.
또한 "김숙이 때려치라고 할 때마다 속이 터진다. 숙이한테 갈 회사가 걱정되기도 했다. 내가 1~2년 사이에 상당히 고민한 지점들을 알려주셨다. 정말 2년 전에 번아웃이 심하게 와서 일을 해도 즐겁지가 않고 다 집어 던지고 싶었다. 많이 내려놓으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덱스는 예능 블루칩으로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으나, 정작 본인의 현실은 행복은커녕 '노잼'(재미가 없다)이라고 했다.
덱스는 최근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태계일주3)'에서 마다가스카르 여행 중 번아웃을 언급했다.
4일차 여행을 되돌아본 덱스는 "(일상이) 매너리즘에 빠져서 재미가 없는데 진짜 재밌다. 여행애 좋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캠핑은 기대가 된다"고 했다.
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사실 이번에 여행을 오면서 다시 또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며 최근 겪은 번아웃 증상을 얘기했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솔로지옥2'를 기점으로 1년 동안 수많은 예능에서 대세로 활약했지만, 갑자기 달라진 환경과 쉴 새 없는 스케줄 때문에 번아웃이 온 것.
덱스는 "너무 감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좀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약간의 번아웃도 온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며 "성향 자체가 워낙 소심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데 마다가스카르에 와서 너무 좋다. 여행이 되게 반갑고 그리웠다"고 털어놨다.
덱스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덱스101'에서도 "내 현재 상황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 펑크 낼까?'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며 "그 정도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스케줄이 들어왔다. 그때 '그냥 죽자. 이번 연도는 죽어야겠다' 생각했다. 지금은 무조건 눈 딱 감고 밀어붙일 시기다. 올해까지는 좀 쉼 없이 달려야 할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가요계 유일무이한 남매 듀오로 존재감과 영향력을 과시하는 악뮤. 이중 노래하는 막내 수현이가 번아웃과 비슷한 슬럼프 때문에 은퇴를 고민했다고 토로해 충격을 안겼다.
수현은 2021년 4월 방송된 JTBC '독립만세'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은퇴를 입에 달고 살았다. 매니저 오빠한테 '나 은퇴할 거예요. 나를 찾지 마세요'라고 했고, 매니저 오빠가 '진정 좀 하세요'라고 말렸다"고 입을 열었다.
데뷔 초에는 하루하루가 기대됐지만, 데뷔 7~8년이 넘어가면서 재미도 기대도 싹 사라졌다고. 여기에 늘어가는 스케줄 표를 보면서 불면증까지 생겨 이중고를 겪었다.
당시 수현은 "최근 1년간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나도 슬럼프라 생각하고 선배님들을 되게 많이 찾아갔다. 가장 위안이 됐던 건 아이유 언니가 딱 내 나이 때, 비슷한 시기에 슬럼프가 왔다더라. 극복하고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그냥 열심히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그땐 음악도 싫어서 유희열 선배님에게 '음악하는 거 재미없어요'라고 얘기했는데 유희열 선배님이 진짜 슬퍼하는 표정으로 '진심이야?'라고 해서 너무 당황했다. 갑자기 찬혁 오빠 욕을 하면서 '너가 잘해야지, 수현이가 이런 생각하는 동안 넌 뭐했냐?'라고 혼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수현은 "유희열 선배님이 나한테 '내가 좀 더 먼저 뮤지션의 길을 닦아온 선배로서 너 같은 후배를 보는 게 기쁨이다. 네가 음악을 그만두면 너무 슬플 것 같다'고 했다"며 "유희열처럼 많은 뮤지션을 아는 사람이 내가 은퇴했을 때 아까워하는 거 보면 '그래도 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위로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수현은 힘든 시기를 잘 넘겨서 극복하는 법을 배워나갔고, "삶을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일과 삶을 분리하면서 숨이 트였다"고 덧붙였다.
세 사람 외에도 BTS 뷔, 브아걸 나르샤, AOA 출신 초아, 청하, 김세정, 있지 리아, 소녀시대 티파니 영, 베리베리 호영 등이 번아웃과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해 치료를 받거나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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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비보TV' '태계일주3' '독립만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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