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가안전부, AI 활용해 美정보력 대응”

NYT, 관련 회의 메모 입수 보도
“CCTV 자료로 외국인사 행보 분석”

중국 정보 당국인 국가안전부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력에 맞서려 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NYT가 입수한 회의 메모에 따르면 한 중국 정보 요원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열린 회의에서 베이징 시내 외교공관 밀집 지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의 추적 성능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고 외주 기술업체에 불만을 표했다. 외교관과 외국 군 장교의 행보 등을 CCTV가 추적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상하이에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이 회의에서 중국 정보 요원은 이 지역을 지나는 모든 관심 인물에 대해 즉각적으로 자료를 생성하고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AI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을 요청했다.

NYT는 입수한 회의 메모에서 드러난 중국 정보 당국의 AI 기술에 대한 관심은 중국 국가안전부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요원 확대는 물론 예산 증대, 첨단기술 활용 등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국 CIA 역시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중국의 기술 진보를 수집하는 임무에 예산과 조직을 늘리고 있다. 데이비드 코언 CIA 부국장은 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대국의 탱크 개수를 세거나 미사일 능력을 평가하는 일에 오랜 기간 집중해 왔고 반도체 설비 능력이나 AI, 생명공학 장비에 집중해 온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0여년 전 CIA 중국 지부가 와해된 이후 미국이 중국 내 정보망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왔다. WSJ는 전·현직 미국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CIA는 최고 정보 대상인 중국에서 인적 첩보 역량을 재건하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보도를 언급하며 이는 중국의 대간첩 활동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자평했다.

한편 중국 국가안전부는 주민 신고로 간첩 사건을 해결해 해당 주민에게 포상했다며 제보를 독려했다. 국가안전부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민 리모씨가 외국계 기업에 임대한 자신의 집안에서 한밤중에 녹색 불빛이 반짝이는 것을 신고했고, 이를 통해 간첩이 맞은편 해군기지를 몰래 촬영하는 행위를 단속할 수 있었다”며 그에게 ‘큰 포상’을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건의 시점과 간첩 체포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