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1번지 대덕특구, 50년 성과 빛났다

정인선 기자 2023. 12. 2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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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0주년 맞아 출연연 개방 활짝
시민 소통·교류 확대·과학 대중화 확산
토지이용 효율화·K-켄달스퀘어 추진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사진=대전시 제공

대덕연구개발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은 계묘년 한 해가 저물고 희망찬 갑진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찬란한 한 해 동안 대전시는 대덕특구의 50년 성과와 미래 미전을 알리기 위해 연초부터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시민들에게 '섬'이나 다름없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활짝 개방했고, 대전시와 대덕특구간 소통을 강화할 협력 사무소도 새로 개설했다. 장기간 텅 빈채 방치된 대덕특구의 심장 '출연연 공동관리아파트'를 과학기술인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일류과학도시'를 기치로 달려온 대전시의 한해 발자취를 돌아 보고 풍요의 상징 '청룡의 해'를 맞아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세계 7위 과학강국 우뚝=대덕특구는 수많은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민간기업 연구소 등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초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대한민국의 과학과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전진기지이자 혁신성장을 이끈 주체로 우리나라를 세계 7위 과학강국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2세대(2G) 통신기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세계 최초 상용화,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꿈의 에너지 인공태양(KSTAR), 국산 로켓 누리호(KSLV-Ⅱ), K-달 궤도선 다누리(KPLO)에 이어 반도체 기술강국의 초석인 4M DRAM까지. 수많은 대덕특구의 성과들은 이처럼 대한민국 과학기술 역사의 한 획을 장식하며 우리나라를 세계 7위 과학강국으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대전시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순회 방문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역대 첫 출연연 순회 방문·특구 협력사무소 개설=50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지만, 대덕특구는 대전에 위치한데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활발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에게 생소한 곳으로 인식됐고, 대전 안의 '외딴 섬'이라고도 불렸다.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시와 출연연간 소통도 부족했다.

민선 8기 대전시는 역대 최초로 시장, 경제과학부시장, 시 간부공무원 등과 합동으로 출연연 순회 방문을 통해 교류를 확대했다. 지난 2월 대덕특구 1호 기관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시작으로 출연연 15개 기관 방문을 완료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각 출연연 원장들과 만나 이들이 제안한 사업들을 토대로 미래 기술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시는 앞으로도 대덕특구 출연연, 대학, 민간연구소 등과 지속적인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2월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특구협력사무소를 개설, 대덕특구 종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전시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 활용했다.

2022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대전일보DB
2023년 사이언스페스티벌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과학기술 대중화 총력=시는 지난 4월 과학의 날을 맞아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과학축제를 지역 내 유치, 대전의 미래 과학기술을 전국에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6월부터는 5개 자치구와 연계해 과학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과학문화 확산 사업을 연말까지 추진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지난 10월에는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을 엑스포과학공원 일원에서 3일간 개최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13개 출연연, 34개 기업, 교육청 등 321개 협력기관이 참여했고 가장 많은 30만 명이 방문했다. 대전시는 내년에도 특구의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그리고 과학문화가 어우러진 과학경제축제로 보다 풍성하게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특구 혁신기술 사업화로 연결=시는 출연연, KAIST, 지역대학의 신기술을 지역기업에 융합시켜 나가면서 기술 사업화를 촉진하는 기술 교류회를 새롭게 시도했다. 올 4월부터 신세계 백화점 D-유니콘 라운지에서 한 달에 두 번씩 정기 개최해 기업상담과 지원,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앞으로도 시는 미래의 혁신기술이 지역에 자리잡고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혁신기술 중심지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덕특구 내 토지이용 효율화=과학과 산업, 경제가 유기적으로 선순환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공간 활용의 획기적인 변화가 중요하다. 시는 연구 중심의 대덕특구를 연구와 산업이 연계된 고밀도 도심형 과학클러스터로 전환시켜 미래 전략기술과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덕특구내 층수 제한을 해제하고 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한도로 상향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법 개정을 요청하고 협의 중이다.

대덕특구를 글로벌 혁신공간으로 탄생시킬 K-켄달스퀘어도 추진한다. 대덕특구는 교육·연구 용지가 대부분을 차지(85%)해 기업활용 용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특구 내 토지이용 규제로 활용성이 낮아 과학기술인들의 정주 여건이 미흡, 지역인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대덕특구 일원에 직·주·락이 융복합된 K-켄달스퀘어를 구축,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지역 내 혁신을 창출하는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 공간으로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는 출연연 등 유휴부지 활용 협의, 특구개발사업(대전도시공사) 확정 등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지역내 기업유치 470개사, 일자리 창출 4만 7000명, 기술사업화 연 800건 등의 경제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대덕공동관리아파트 전경. 대전일보 DB

◇공동관리아파트 부지 개발=대덕특구 공동관리 아파트는 1979년 건립 이후 안전상 이유로 2021년 퇴거 조치돼 현재까지 흉물로 방치돼 있다. 시는 지난 10월 18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부지 소유 7개 연구기관과 공동관리 아파트 부지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장기숙원사업의 해결 방안을 마련했다.

향후 대전시는 대덕특구와 지역사회를 위한 첨단과학시설 및 사업화 공간과 해외과학자 유치, 청년 과학자 거주 시설로 이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4월 주말 개방행사. 사진=대전시 제공

◇'국민의 과학공원' 출연연 주말개방=대전시는 지난 4월부터 대덕특구 출연연 주말개방 행사를 시작했다. 표준연과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5개 기관이 연구소 문을 열었고, 방문객 총 1만 5933명에게 과학 현장을 공개했다.

과학관광자원의 인프라를 소개하는 과학현장 탐방도 지난 3월 공무원을 시작으로 오피니언 리더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대덕특구 출연연 42개 기관 2031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학과 관광을 연계, 지역 경제로 선순환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사에 녹아든 대덕특구는 과학수도 대전을 완성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라며 "대전시의 노력으로 대덕특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세계적 클러스터로 재도약해 미래 50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공약사업인 제 2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산업단지 500여만 평을 확보해 연구자, 기업인이 함께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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