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귀고 공동체 배워요”…작은 학교 살리는 전북 농촌유학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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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전북 임실군 신평면 대리초등학교 강당.
이곳은 서울, 경기도 등 타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전학을 와서 생태와 농촌공동체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농촌유학' 학교다.
앞서 전북교육청이 지난 8월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농촌유학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97명(유학생 학부모 51명, 재학생 학부모 75명, 유학생 19명, 재학생 52명) 가운데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94.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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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전북 임실군 신평면 대리초등학교 강당. 학생 30여명이 ‘성인지 감수성 프로그램’ 수업을 듣고 있었다. 선생님의 말을 듣는 학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이곳은 서울, 경기도 등 타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전학을 와서 생태와 농촌공동체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농촌유학’ 학교다.
6학년 안주현양은 충남 당진에서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외둥이인데다 부모님이 모두 직장에 나가시기 때문에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여기선 기숙사 생활을 하니 친구들과 함께 있을 수 있어 좋아요. 외롭지 않아요.”
강도윤(12)군도 학교생활이 즐겁다. “서울에서 전학을 왔는데 전에 다니던 학교와 달리 이곳은 학생들이 체육대회와 축제의 날짜·종목 등을 직접 결정해요. 내가 학교의 주인이 된 기분이에요. 이번에 전교 부회장을 맡아 내년에는 다양한 학교 일을 할 것 같아요.”
농촌유학생들의 학부모 만족도도 높다. 도윤군의 어머니 유민숙(43)씨는 “도윤이가 과거보다 자립심이 엄청 높아져 스스로 잘하고 부끄러움도 타지 않는다. 공동체 생활을 익히니까 질서도 잘 지킨다. 처음에는 학습적인 면을 우려했는데 뒤처지지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유학 덕분에 학생 수가 늘었다. 2009년에 전교생이 15명뿐이었는데 올해 전교생은 36명이다. 이 중 유학생이 9명이다. 내년에는 3명의 유학생이 전학 올 예정이다. 대리초등학교의 양성호(49) 교사는 “학교가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지만, 농촌유학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출신으로 학부모인 마을 주민 박병오(40)씨는 “농촌이 노령화해 있는데, 학생들의 유학으로 학교가 살아나니까 좋다. 폐교가 안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전북교육청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한 전북지역 농촌유학의 참여자가 늘고 있다. 전북 농촌유학은 2022년 27명, 2023년 84명이었다. 2024년에는 연장신청자에다 신규 참여자(89명)를 포함해 모두 137명이 될 예정이다. 이 수치는 첫해보다 5배가 늘어난 것이다.
농촌유학 운영학교도 2022년 6곳에서 2024년 31곳으로 크게 늘었다. 전북교육청은 학교당 1천만원인 농촌유학 운영비도 내년부터 200만원을 증액해 1200만원으로 늘렸다. 생태체험 교류학교 확대, 팸투어 개최 등 학교별 특색 프로그램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유학생의 경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시행 때부터 지원했던 매달 50만원(전북교육청 30만원, 지자체 20만원)의 체재비도 계속 지원한다.
앞서 전북교육청이 지난 8월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농촌유학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97명(유학생 학부모 51명, 재학생 학부모 75명, 유학생 19명, 재학생 52명) 가운데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94.1%에 달했다. 응답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농촌유학이 유학생뿐만 아니라 재학생에게도 긍정적이라는 결과를 보여준 셈이다.
유학생 학부모의 경우 △전반적인 만족도 94.2% △학교생활 만족도 96.1% △지인들에게 추천 의사 92.1% △재참여 의사 92.1% 등으로 집계됐다. 만족 이유로는 △스트레스 감소, 정서적 안정 22.0% △다양한 프로그램 20.0% △친구·선생님과 교류 증가 15.0% 순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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