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김건희 특검법' 총선 뒤흔드나

【 앵커멘트 】 거대 야당이 통과시킨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이른바 쌍특검법으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었습니다. 어떻게 하다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건지 국회 상황 취재하는 정태진 기자에게 더 물어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선 김건희 특검법이 뭔지, 그리고 어떻게 특검법이 통과된 건지 더 자세히 짚어보죠.

【 기자 】 이해하시기 쉽게 설명드리면요.

김 여사를 둘러싼 2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를 특별검사에게 맡기자는 겁니다.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있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건희 여사와 가족이 개입했는지, 또 주식을 저가로 매수했다는 의혹인데요.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의혹이 제기됐고 당시 법무부 장관인 추미애, 또 대표적 친문 검사인 이성윤 중앙지검장 지휘 아래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검찰이 1년 7개월간 수사 끝에 지난 2021년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은 기소했지만 김 여사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질문 2 】 당시 추미애 장관, 이성윤 지검장이 왜 기소를 못 한 겁니까?

【 기자 】 당시 검찰은 김 여사를 한 차례 서면 조사했지만, 주가조작 가담 여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또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당시 중앙지검 지휘부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대선 승리 후 대통령 취임 전에 검찰이 무혐의 처리 했으면 이렇게까지 곤욕을 치루지 않았을 것"이라 꼬집기도 했습니다.

【 질문 3 】 그런데, 만약에 특검이 실시돼 유죄라는 결론 내도 영부인을 탄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 기자 】 우선 김건희 여사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탄핵 대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대통령 부인이 특검 대상으로 올라가 수사를 받는다, 이 자체만으로도 지지율 등 정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죠.

민주당이 내년 총선까지 대통령 영부인 이슈를 정치적 소재로 활용해 정권 심판론에 대한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의도 아니냐, 이런 분석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4 】 수사 상황 브리핑 조항을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수사 상황을 알리는 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했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때도 한 거잖아요?

【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전까지 특별검사는 수사 내용의 거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국정농단 특검 당시 민주당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수사 상황을 국민에 보고하는 조항을 넣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을 염두에 두고 김 여사에 대한 온갖 의혹을 생중계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어제) - "4월 10일에도 계속 생중계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총선 그렇게 치르겠다는 거, 저는 그거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고…."

【 질문 5 】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어요?

【 기자 】 윤 대통령이 앞서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들과 달리 본회의 통과 즉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법안이 통과되자 마자 브리핑을 했는데, 법이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용 정치공세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거죠.

다시 국회로 돌아오는 법안은 시간표상 마지막 본회의인 다음 달 9일에 표결이 가능합니다.

재의 표결은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때 통과되는데 현재 재적 의원은 298명입니다.

112명인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3분의 2 이상 찬성은 불가능하죠.

국민의힘은 이탈표가 나오기 전에 조기에 법안을 폐기시키려 하는데요.

민주당에선 여당에서 총선 공천 경쟁에서 밀린 탈락자가 대거 발생하면, 반란표가 나와 법안 통과가 가능할 거란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재의 표결 시한은 명확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표결 시점을 두고도 여야의 힘겨루기가계속될 전망입니다.

【 클로징 】 정태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