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게임 글로벌 약진 속 남은 과제도 한가득…2023년 게임업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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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3년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할 준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수작 국산 콘솔 게임들이 국내를 넘은 글로벌 성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컬래버와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면서 게임 이용자들에게 즐거운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저작권 분쟁, 혐오 표현 파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 악화 등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도 여전히 남은 상황입니다. 데일리게임은 올 해 게임업계 주요 이슈 중 10가지를 선정해 2023년을 정리하고, 다가올 2024년에 지켜볼 지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P의 거짓'부터 '데이브'까지…韓 패키지게임 가능성 확인
'P의 거짓'은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스튜디오가 개발한 소울라이크 액션 RPG다.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사실적인 그래픽, 이탈리아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동화로 재해석한 독특한 세계관, 뛰어난 액션성 등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 10월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대상을 포함한 6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두 게임은 '올해의 게임(The Game of the Year, GOTY)'를 시상하는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BAFTA 게임 어워드'에도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게임업계 실적 한파 속 넥슨의 나홀로 독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넥슨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독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421억 원으로 전년대비 34% 감소했으며, 넷마블도 3분기 누적 매출 1조836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 감소했다. 이외에도 카카오게임즈 3분기 누적 매출 78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9%, 크래프톤 3분기 누적 매출 1조3760억 원으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반면 넥슨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74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등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실적이 견조할 뿐 아니라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 '프라시아 전기' 등도 성과를 거두면서 1분기와 3분기 매출액은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 최초 연매출 4조 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넥슨 프로젝트 유출 의혹 '다크 앤 다커', 게임업계 뜨거운 감자로
넥슨은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를 두고 넥슨의 '프로젝트 P3'를 무단으로 반출해 개발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무단 반출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씨가 프로젝트 파일을 개인 서버에 옮긴 것은 사실이지만, '다크앤다커' 개발에 사용된 애셋은 '프로젝트 P3'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엇갈린 주장 속에서 넥슨은 2021년 아이언메이스 최모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으며, 올해 4월 수원지방법원에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현재 넥슨이 신청한 가처분에 대한 심리는 지난 7월 마무리됐지만 최종 판단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크래프톤이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발표해 상황이 묘연해졌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애셋이 아닌 블루홀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프로젝트AB'에 이름만을 차용한 것이며,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뿌리 스튜디오, 게임 영상 남성 혐오 표현 삽입 파문
지난 11월 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에 나타난 캐릭터의 손 모양이 남성 혐오 표현이며, 영상 제작자가 개인 SNS를 통해 작업물에 특정 사상을 옹호하는 혐오 표현을 넣을 것을 암시했다는 주장이 일부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이후 해당 논란은 다른 게임으로도 번지면서 게임업계 곳곳에 혐오 표현에 대한 파문이 일었다.
논란이 일어난 직후, 넥슨은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다른 영상들을 포함해 게임 내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면서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주요 게임사들도 해당 스튜디오와 함께 작업한 영상에 대한 검수에 나서고, 의혹이 있는 영상들을 비공개 처리했다.
뿌리 스튜디오는 해당 영상의 제작자가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 아니며, 해당 손동작을 의도하고 넣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용자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특정 손 모양이 나타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다", "나올 수도 있는 장면이다" 등 서로 다른 견해가 나타나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늘어난 中 판호 발급…고강도 규제 발표에 분위기 '싸늘'
중국은 자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반드시 외자판호를 허가받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메이플스토리M' 등 총 7개의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발급을 시작으로, 올해 3월 '블루 아카이브', '일곱 개의 대죄', '쿠키런: 킹덤' 등 총 5개 게임에 대한 판호가 추가로 발급됐다. 이외에도 '라그나로크 오리진', '미르4', '미르M' 등 다양한 게임들이 판호를 발급받으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지난 2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에서 발표한 '온라인 게임 관리 대책' 초안에는 온라인 게임 BM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담겨있다. 해당 발표에는 일일 로그인, 최초 충전 등의 보상 정책 금지, 게임 아이템 거래 금지, 이용자 충전 한도 설정 및 불합리한 소비 행위에 대한 팝업 경고 표시 등 결제 유도 방지에 대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21년 청소년 온라인게임 이용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 과금 규제로 중국 게임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약주고 병준' 중국 정부의 규제에 국내 게임사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리니지' 시대 저무나?…신작 MMORPG 약진
대표적으로 위메이드가 서비스하고 매드엔진에서 개발한 '나이트 크로우'는 지난 4월27일 출시되고, 약 한달 동안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리니지M'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연말 업데이트를 통해 '리니지M'을 제치고 현재 구글 플레이 일일 매출 순위 1위를 유지 중이다.
다만 일부 MMORPG들의 경우 '리니지' 시리즈와의 유사성을 근거로 저작권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 웹젠의 'R2M'이 '리니지M'을 표절했다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올해 8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를 인정받으며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또한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에도 '리니지2M'을 모방했다는 민사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세계 3대 게임쇼, E3 폐지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손꼽히는 'E3'가 28년의 역사를 끝으로 폐지됐다. 'E3'를 주관하는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는 12월12일(국내 시각) 공식 홈페이지 및 SNS 계정을 통해 행사의 공식 폐지를 선언했다.
'E3'는 1995년 첫 개막한 이후 매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로스엔젤레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게임쇼다.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발표 및 콘솔 공개 등이 진행되며, 게임 이용자들 사이 '도쿄 게임쇼', '게임스컴'과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렸다. 닌텐도의 닌텐도64,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등이 'E3'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됐으며,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만 개최됐다. 올해 본격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주요 콘솔 플랫폼 홀더인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이 불참을 선언하고 유비소프트, 세가, 텐센트 등 대형 개발사들도 불참하면서 최종 개최가 무산됐다. 이어 ESA가 폐지를 선언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자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요 게임사들이 대형 게임쇼 참가 보다 자체 온라인 쇼케이스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E3 폐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방문객들이 참관해 즐기는 B2C 행사 보다,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B2B 행사에 무게를 두고 있어 참가사들의 부담이 큰 행사였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미르의 전설' 라이선스 계약 체결, 오랜 분쟁의 종지부 찍나
위메이드는 지난 8월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통해 액토즈소프트와 '미르의 전설2'와 '미르의 전설3'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 전설 2·3' 중국(홍콩, 마카오, 대만 제외) 라이선스 사업 독점권을 가지게 되며, 위메이드는 5년의 계약 기간 동안 매년 1000억 원씩 총 5000억 원의 계약금을 받는다. 이후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에 제기한 820억 원 규모의 채권가압류 신청을 취하하기도 했다.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전설' IP를 두고 지난 2000년대 초부터 갈등을 빚었다. 당시 '미르의전설2'를 중국 현지에서 서비스하던 샨다게임즈(현 셩취게임즈)는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에 로열티 지급을 거부했다. 양사는 샨다게임즈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액토즈소프트가 샨다게임즈에 인수되면서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의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해당 분쟁은 2007년 화해 조정으로 일단락됐지만, 2016년 '미르의전설' IP 소송이 다시 제기되면서 최근까지 분쟁이 계속됐다.
◆게임법 개정안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 법제화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내년부터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3가지로 구분해 각 유형에 따른 표시 의무 사항과 표시원칙 및 방법을 준수해야 한다. 의무 위반 시 시정 권고가 진행되며, 이를 따르지 않을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등급분류 예외 대상 게임물, 3년간 평균 매출 1억 원 이하인 중소 게임사들은 표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단속을 진행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게임사에 대한 제제 수단이 없다면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모니터링단의 규모가 24명으로 수많은 게임을 감시·단속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내 게임업계에서 자율규제를 통해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팝업 스토어, 카페 등 오프라인 컬래버 활발
펄어비스는 지난 4월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검은사막' 신규 지역 '아침의 나라'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또한 녹용, 막걸리, 컵라면 등 다양한 식품 브랜드와의 컬래버 이벤트를 통한 이색 마케팅도 선보였다.
이외에도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RPG, 크래프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해 제품들을 선보이고, 오프라인 카페 및 음식점 등을 운영하며 이용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호요버스는 서울시 마포구에 '원신' 테마 카페를 선보이며 상시 운영한다고 발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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