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타트업이여, 알래스카를 꿈꾸라

2023. 12. 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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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지역혁신 오픈이노베이션 포럼 부회장

올해도 어느덧 12월이 되어 날씨가 매우 차갑다. 스타트업 생태계도 겨울의 차가운 냉기를 느끼고 있다. 필자가 스타트업 관련 투자가, 창업자들을 만나면 투자유치와 사업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예전처럼 창업 후 성장에 대한 뜨거운 기대감이 있어 스타트업 생태계에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의 격려와 지원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현재의 스타트업 생태계 시장의 차가운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가운데 필자는 다시 한번 스타트업 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미국의 알래스카 투자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다. 면적은 한반도 7배에 달하는 큰 땅이지만 19세기 후반 러시아에 속해 있을 때에는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되었다. 당시 러시아가 전쟁에서 지면서 재정난을 겪자 알래스카를 팔아야겠다고 결정하게 된다. 알레스카가 사람이 살기 힘든 쓸모없는 땅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땅을 팔기 위해 적당한 나라를 찾던 중 미국과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미국은 1867년 국무장관 윌리엄 헨리 수어드를 러시아로 보내 협상을 벌여 총 720만 달러에 매입한다. 그러나 당시 알래스카 매입을 위한 투자에 대해 미국사람들에게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된다. 미국사람들은 투자가치가 없는 땅을 매입했다고 비판하며 '수어드의 냉장고', '수어드의 바보짓' 이라고 조롱했다. 이 일로 수어드는 몇 개월 뒤 국무장관에서 물러나게 된다. 세간의 비난에 시달려서였을까. 매입 5년 뒤 1872년 수어드는 숨을 거뒀다.

그러나 30년 뒤 알래스카의 상황이 뒤바뀌게 된다. 알래스카에서 금광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1896년에서부터 1899년까지 3년간 채굴된 금의 양이 57만㎏ 이다. 또한 1971년에 발견된 확인된 석유 매장량만 45억 배럴이고 이건 한화로 약 250조원이다. 이뿐만 아니라 알래스카는 지구상에서 남아 있는 마지막 생태계의 보고다. 관광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매년 약 3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거래가 성사된 후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지속적으로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던 수어드는 이제는 선견지명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 도시와 고속도로 곳곳에 수어드의 이름이 붙어있다. 과거에 비웃음을 받았던 수어드가 존경받는 인물로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현재 스타트업들은 투자유치가 녹록지 않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려 많은 우수한 청년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창업에 대한 열기가 예전 같지는 않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창업은 좋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알래스카 투자처럼 당시에는 바보짓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다가도 시간이 지난 뒤 박수를 받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 전 철저한 사전 조사와 확실한 사업전략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미래가치를 보는 눈이다. 미래가치를 보는 눈이 제대로 된 혜안이 있을 때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사업전략이 나올 수 있다.

테슬라, 구글, 애플이 창업 당시에 누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미래가치를 파악한 창업가와 소수의 투자가만이 미래가치를 바라보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상했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다시 도전해야 하는 시기이다. 다시 찾아올 봄을 위해 어떠한 씨앗을 뿌릴지 또한 그 나무가 자라 어떠한 열매를 맺을지 미래가치를 기대하고 더 많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도전이 필요한 시기이다.

선견지명(先見之明)은 앞을 내다보는 안목(眼目)이라는 뜻으로, 장래를 미리 예측하는 날카로운 식견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창업가들의 도전을 지원해 줄 투자 활성화 방안, 규제개혁 같은 친스타트업 정책들이 더 필요하다.

지금 당장은 욕을 먹고, 어리석다고 놀림을 당해도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미국의 수어드 장관 같이 알래스카 매입과 같은 선견지명을 가진 정책이 실행되어 앞으로 다가올 봄에 더 많은 새로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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