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영 워크아웃 일파만파, 발빠른 대응만이 연쇄위기 막는다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서울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연합뉴스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문제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서울 성수동 개발 사업과 관련된 48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자협의회를 열어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워크아웃은 기업이 자력으로 빚을 갚지 못해 채권단 협의로 부채 상환을 유예하거나 일부 빚을 탕감해 기업 도산을 막는 절차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이를 보면 PF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터질게 터진 것이다

이번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부동산 호황기 때 규모가 커진 부동산 PF가 고금리와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부실화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 만큼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태영에 이어 부동산 PF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거론되는 건설사가 한 둘이 아닌 상황이다. 내년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건설사가 속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은행과 보험, 증권사 등 금융권도 대규모 손실 우려로 전전긍긍이다. 게다가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 축소로 이어져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사태는 건설사 뿐만 아니라 금융권까지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차단하고 위기 확산을 막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이날 금융당국은 채권단과 태영건설 정상화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협력업체·분양계약자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놨다. 경색이 불가피한 금융시장 보완 조치도 발표했다. 중요한 건 발빠른 대응과 효율적 실행이다. 옥석을 가려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선 신속한 유동성 지원으로 숨통을 터줘야 한다. 한계 기업은 빨리 정리하는 게 옳다. 건설사를 살리기 위한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도 시급하다. 어영부영하다간 필패다. 발빠른 대응만이 연쇄위기를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