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發 부실 도미노 조짐… "건설株, 내년 여정 험난하다"

신하연 2023. 12. 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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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등 지주사 주가 동반 하락
신세계·삼부토건 등 건설주 약세
호재있지만 회복까지 3년 전망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 태영건설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던 태영건설이 끝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가 관련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요 건설주 주가 역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건설업계 분위기가 쉽사리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1~28일) 5.05% 하락하면서 전체 업종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KRX건설지수도 1.16%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73% 상승한 것과 대조하면 더욱 초라한 수치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계의 PF 부담이 계속해서 가중되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경기 회복도 요원하다.

최근 태영건설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27일에는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19.59% 급락했다. 이후 이날 오전 워크아웃 신청 소식과 함께 전일 대비 20% 가량 추가 하락했다가 장중 다시 25% 가량 반등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일시적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반납하면서 재차 마이너스(-) 전환해 전거래일 대비 3.74% 내린 2315원으로 마감했다.

태영건설우(-8.27%)를 비롯해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의 매각 가능성이 부각되며 전일 상승세를 보였던 SBS(-4.57%)도 하락했다. 다만 티와이홀딩스와 티와이홀딩스우는 각각 1.08%, 4.0% 상승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건설(-1.38%), 동부건설(-1.34%), 금호건설(-1.33%), 삼부토건(-1.08%), KCC건설(-0.79%), 현대건설(-0.14%) 등 주요 건설주 역시 약세를 보였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대해 대통령실은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시장 안정을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들을 취해나가겠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나섰지만 불안감은 확산하고 있다. 금융권이 건설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줄이거나 신용 보강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깍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은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전격 강등했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태영건설의 자체 신용도와 동일하다. 태영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도 기존의 A2-(하향검토)에서 C(하향검토)로 낮췄다.

한신평은 "이번 신용등급 변경은 태영건설이 이날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향후 워크아웃의 개시 여부와 진행 과정, 채권 손상 수준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태영건설의 장기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 검토 감시 대상'으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부정적')뿐 아니라 GS건설과 동부건설의 신용등급도 각각 'A+(부정적)'에서 'A(긍정적)'로,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간 중소 건설사 중심으로 리스크가 제기됐지만 시공능력순위 30위권 내 대형 혹은 중견 건설사로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지며 PF 리스크가 건설사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PF에 금융비용이 누적되며 건설사들의 PF 보증액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고금리 타격으로 쉽지 않았던 2023년이지만 2024년에도 PF 시장은 어려움이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건설주 전망에 대해 "2~3년 장기로 보면 금리 하락, 향후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신축 수급 심화, 3기 신도시 착공 등으로 좋아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면서도 "6개월~1년 단기로 볼 때는 (회복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000억원이다. 정부는 부실·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25조원 규모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PF사업자보증공급' 등을 통해 PF사업 재구조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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