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44세로 젊어진 與 지도부… 의료·약자·여성 챙겼다
김예지·박은식·장서정 등 선임
민경우 대표 과거발언 잡음도
한동훈 비대위 인선 발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한 비대위원 면면이 28일 베일을 벗었다. 지명직 8명 중 7명이 '여의도 밖 사람들'에 한 위원장과 지명직 8명의 평균 연령은 44.4세다. '50대 이하' 지도부가 들어서는 것이다.
전향 운동권·탈(脫)진보 및 호남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이 선명하다. 의사출신 2명에 약자·여성 코드도 담겼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한동훈 비대위' 인선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당헌 제96조에 따르면 비대위는 위원장 1명과 당연직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전체 15명 이내로 구성한다. 한 비대위원장과 당연직 2명·지명직 8명을 아울러 총 11명으로 비대위가 꾸려졌다. 기존 최고위원회는 29일 해산한다.
비대위원 면면을 보면 당연직 2명으로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원내대표는 원내 선출직이지만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임명권을 갖는다. 지명직 8명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여성 김예지(43) 의원을 제외한 모두 비(非)정치인이다. 한 위원장은 29일 비대위 추인과 함께 직접 위원 인선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전임 지도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비대위 제안을 고사했지만, 이날 "위원장의 제안을 거부하는 게 오히려 부담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합류했다.
비정치인으론 NL(민족해방)계열 운동권 출신으로서 전향한 민경우(58) 대안연대 상임대표가 포함됐다. 그는 지난 7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2008년 좌파진영의 '광우병 괴담 선동' 주축으로 사태 전말을 폭로한 바 있다.
전남 출생이자 참여연대 출신의 김경율 회계사(54)도 같은 탈(脫)진보 인사로 분류된다. 김 회계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법무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한 진보인사 중심의 '조국 흑서' 필진의 일원이다. 구자룡(45) 변호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을 집중 겨냥해온 '이재명 저격수'로 불린다. 홍익대 법학과 졸업 후 현재 대한변협 정책위원, 학교법인 아리학원 이사직을 맡고 있다.
광주 출생의 내과전문의로 '민주당 독점'의 호남권에서 사회운동을 해온 박은식(39) '상식과 정의를 찾는 호남대안포럼' 대표도 지명됐다. 박 대표는 윤석열 정부 들어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기념공원 사업 반대' 운동을 적극 전개한 바 있다.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으로 활동해온 한지아(45)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부교수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조카라는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의료계에선 의사 출신만 2명이 여당 지도부에 합류한 점에 주목했다. 돌봄교육플랫폼 '자란다'를 경영하는 장서정(45) 대표는 여성 비대위원 3인 중 한사람으로 주목받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는) 인구재앙을 막고 워킹맘 애로를 해결하고자 사회적 시스템을 고민해왔다고 한다"며 "엄마의 마음으로 창업해 성공했고, 이젠 아이와 어른 모두가 행복하고 공존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2002년생 최연소 비대위원도 탄생한다. 유한대 보건복지학 재학생인 윤도현 SOL(쏠·Shine on light) 대표는 해당 단체를 운영하면서 보육원, 그룹홈, 가정위탁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아동들을 후원자와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비대위원 내정자 중 박 대표는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이자 김기현 전 대표 특보를 역임했고, 윤 대표와 구 변호사는 앞서 인재영입위 주관의 '국민인재'로 영입됐다.
비대위 인선을 둘러싼 잡음도 있다. 민 대표는 지난 10월 한 토크콘서트 도중 세대갈등을 논하면서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라"라며 "새로운 세대가 올라와 자연스럽게 선배들을 밀어내야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민 대표는 당시에도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인정하며 양해를 구했지만, 이날 보도로 다시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냈다.
민주당은 이날 박성준 대변인 논평에서 "구 변호사, 민 대표, 김 회계사, 박 대표 모두 보수 방송과 극우유튜브에 나와 야당 공격에 앞장서온 사람들"이라고 깎아내렸다. 민 대표의 앞선 발언을 "노인비하 발언"으로 꼬집으면서 박 대표 역시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며 "망언 제조기"라고 맹비난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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