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칼럼] 경제에 깃든 정치 리스크, 이제 제거해야

2023. 12. 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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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민생이란 이름으로 기승을 부리는 인기영합적 정치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민생을 외치면서 나라를 파탄 낸 '페론주의'가 사라진다는 보도는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국내 언론은 극우주의자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는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경제를 파탄 내는 정치 세력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지난 30여 년간 정치권의 불합리한 정책으로 잠재성장률은 해마다 떨어졌다. 국가채무를 늘리는 빚더미 정치로 한국경제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제는 망가뜨리기는 쉬워도 부흥시키기는 어렵다.

경제를 망치는 정책은 가짜 전문가와 가짜 언론의 지원으로 정치적 힘을 얻었다. 국민도 어떤 정책이 망국의 정책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몇 가지 망국의 정책을 살펴보자. 우선 보조금 정책이다. 일반적으로 보조금은 조세와 마찬가지로 경제 왜곡으로 인해 사회적 순손실을 발생시킨다. 보조금의 경제적 순손실은 보조금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게 만든다. 보조금을 부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억압되고, 보조금 수혜자들은 언제나 보조금을 환영한다.

보조금이 필연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경제적 이득을 가져와야 정책적 타당성을 갖는다. 인기영합적 정치로 타당성 조사를 회피하는 특별법 제정이 만연했다. 타당성이 없는 공항과 도로의 건설도 국가적 피해를 발생시킨다. 텅 빈 공항에서 고추 말리는 국가가 성공할 수 없다.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지역 상품권 정책이다. 상품권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그 차액을 보조해 주는 정책의 소비 증가 효과는 미미하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횡재한 소득은 소비를 추세적으로 증가시킬 수 없다고 기술돼 있다. 보조금 부담만이 아니라 상품권 발행 비용과 낙전 수입 등 제도 운영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은 클 수밖에 없다.

언론도 국민을 우롱한다. 모 방송국은 경제 논리로 이야기하는 출연자를 희화화하는 자막을 내보내면서 야당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번 예산에도 야당의 몽니로 지역 상품권 지원 예산이 책정됐다. 정치가 경제를 망치는 일은 일상화했다.

친노조 정책 역시 문제다. 노조들의 특권은 이제 한계를 넘었다. 노조가 다른 사람의 재산권과 일할 권리를 침해해도 정치적 이유로 처벌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피해를 본다. 미국에서는 법정 해고 사유가 없다. 각자의 계약을 바탕으로 노사관계가 운영된다. 강력한 미국의 경제력은 시장 원리에 의해 구축됐고,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다.

노사관계가 특권이 아닌 공정에 의해서 규율돼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 정치적 노사정 합의 체제로 경제 부담은 늘고 있다. 노조만을 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고용 파탄을 일으켰다. 노조에 의해 휘둘린 정치권이 근로시간 통제와 노란봉투법 등 악법들을 쏟아내고, 노조 특권의 강화로 다른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반기업 정치도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2007년 도입된 국제회계기준은 우리 기업의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중국 기업의 우리 자본시장 접근성은 올렸다. 국제회계기준은 원칙만 정하고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경우 자의적인 가정을 용인하여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다. 국제회계기준에서 주관적 가정을 용인하지 않고 처벌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법 집행이다.

이런 식의 처벌은 반기업 정치가 법을 빙자해 경제를 농단할 수 있게 해 준다.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면 회계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지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재벌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처벌하고 용서하는 대상이 아니다. 모든 기업은 우리 경제의 소중한 자원이다.

가장 큰 위협은 운동권 정치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이 부자증세, 재벌공화국, 또는 서울 공화국을 떠들면서 선동정치를 주도하고 망국적 정책을 내놓고 있다. 편향적 시각에서 만들어진 탈진실의 정책들이 시행됐고 재앙을 발생시켰다. 그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들의 국정농단으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경제가 침체하고 있다. 이제 정치 세력을 혁신하여 경제의 정치 리스크를 제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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