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3실장 전원 교체… 與 쇄신기류에 맞춰 ‘용산 2기’ 개편
곽은산 2023. 12. 28. 18:30
尹, 대통령실 인선 마무리
엑스포 유치 실패·尹 지지율 부진 영향
한동훈 체제에 맞춰 ‘집권 중반기’ 대비
이관섭 정책실장 한 달 만에 비서실장
YS·MB정부 靑 근무… 산업 1차관 역임
성태윤 1970년생 경제학자 尹 부친 제자
장호진 안보실장 대미·대러 외교 전문가
외교부 1차관엔 김홍균 駐독일대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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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취임 약 20개월 만에 전격 교체된 것은 최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대통령 지지율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누적된 여권 혁신 요구 목소리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총선이 곧 100일 앞으로 다가오는 만큼 여권 전반을 쇄신하는 차원에서 정부 집권 중반기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대통령실 내 ‘3실장’이 교체되면서 사실상 2기 대통령실 체제로 개편이 마무리됐다.
김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본인의 사임과 관련해 “아시다시피 다섯 번째 (청와대·대통령실) 근무를 했지만 지금처럼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저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해 주시고 또 많은 신뢰를 주셔서 저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실장 교체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그간 인사 난맥 등 여파에 최근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통령실도 일신하자는 차원의 결정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교체와 2기 내각 개편이 이어진 만큼 대통령실 내 ‘3실장’을 모두 교체해 여권 쇄신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그간 잇단 참모진 교체 속에서 자리를 지킨 점에서 여권에서는 김 실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국정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는 가운데 총선이 다가오면서 대통령실 내 쇄신 요구 목소리가 커졌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국회 통과 이후 김 실장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 법안 대응 등 정국 돌파 차원에서 전격적인 결심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인선과 관련해 “새로운 분위기에서 (정권) 3년 차를 맞는 것도 있겠고, 한편으로는 당도 1973년생 비대위원장이 들어서면서 젊어졌다고 하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대통령실이 되겠다”며 “1960년생 이하만이 참모진에 남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관섭 정책실장은 지난해 8월 정부 첫 국정기획수석으로 임명됐다. 정부 초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초등학교 5세 입학 정책과 주 52시간 근무제 논란 등 잇달아 혼선이 발생하는 가운데 조직 안정화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달 신설된 정책실장 자리로 승진한 뒤에는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 등을 총괄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실장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실장은 김영삼정부와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등 대통령실에서 세 차례 근무했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을 역임해 산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실장 인선에 따라 신임 정책실장으로 발탁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충실한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1970년생으로 젊은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윤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성 교수는 대학원생 시절 윤 대통령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제자로도 인연이 깊다. 성 실장은 지난 8월 윤 교수 별세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제자들에게는 자애로웠지만 스스로에게는 누구보다 엄격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 금융경제팀 부연구위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대학 조교수를 거쳐 윤 교수 뒤를 따라 연세대 교수를 지냈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으로 발탁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미국, 러시아, 북핵 등 한반도를 둘러싼 핵심 외교 사안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북미국장, 청와대 외교비서관 등을 지냈다. 지난해 6월 윤석열정부 첫 주러시아 대사로 부임한 뒤 지난 4월 외교부 1차관에 기용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서 한·러 관계를 비교적 매끄럽게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차관은 내년 미국 대선과 한·중 관계 문제, 북핵 위협 강화 등 다양한 외교 안보 사안을 둘러싼 숙제를 풀어 나가야 할 중책을 안게 됐다. 장 차관 발탁으로 외교부 1차관을 맡게 된 김홍균 주독일 대사는 북한 및 대미 업무에 이해가 깊은 외교관으로 뽑힌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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