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하반기부터 돈맥경화 풀린다"…글로벌 CVC 투자 기지개

박소영 2023. 12. 2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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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3년12월28일 17시2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글로벌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기업형 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건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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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CVC로부터 받은 투자금 소폭 늘어
하반기 CVC 설립한 글로벌 대기업 다수
일본·국내 스타트업들, 내년 CVC 활약 기대
이 기사는 2023년12월28일 17시2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박소영 기자] 글로벌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기업형 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건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2분기부터 투자 금액과 건수가 소폭 늘면서다. 이는 투자 금액과 건수가 계속해서 줄어들던 지난 2년간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세계 곳곳의 글로벌 기업들이 CVC를 설립하면서, 업계에 CVC의 내년도 투자 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투자시장 아직 혹한기지만…CVC 대한 기대감 솔솔

28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CB 인사이트는 CVC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CVC가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이 2021년 3분기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계속해서 감소했으나,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전 분기(140억원) 대비 약 4%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글로벌 CVC의 투자 건수 역시 같은 기간 늘었다. 투자 건수는 2022년 1분기(1530건) 최고치를 경신한 이래 올해 1분기(894건)까지 계속해서 감소했다. 그러다가 올해 2분기(906건) 소폭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CVC 설립에 나서며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이들 CVC는 대다수가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고자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가장 최근인 이달 초 일본의 시세이도는 뷰티 웰니스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시세이도 리프트(LIFT·미래를 위한 장기투자) 벤처스를 출범시켰다. 이 외에도 스페인의 진단기업 웨펜(Werfen),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등이 CVC를 설립했다.

CVC 전문 리서치 기업 글로벌 코퍼레이트 벤처링은 “올해 3분기의 경우 글로벌 VC의 전체 자금조달 건수가 감소했는데, 이때 VC 보다 CVC의 감소폭이 적다”며 “올해 9월만 놓고 봤을 때는 CVC의 자금조달 건수가 8월 대비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스타트업에 대한 CVC의 투자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 점쳤다.

일본과 국내에서도 CVC 행보 주목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일본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CVC의 투자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내놓고, 지난해부터 대대적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정부 예산과 민간 자금을 함께 모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액을 오는 2027년까지 연간 10조엔(약 91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CVC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스타트업에 투자한 CVC의 수가 많은 지역이다. 글로벌 코퍼레이트 벤처링이 집계한 결과, 올해 일본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한 CVC는 3분기까지 367곳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66곳 보다 많았다. 이는 CVC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패권을 잃은 자동차, ICT 기업들이 점차 스타트업 육성과 협력을 통해 혁신을 꾀하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CVC를 설립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CVC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CVC 대표는 “투자 건수만을 단순 비교해보면 VC 투자는 계속해서 줄고 있지만, CVC 투자는 증가하고 있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메말라가는 투자시장에 좋다고 볼 수 있다”며 “CVC는 보통 기업의 2세를 위한 사업이거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미래 전략 산업이나 신기술을 적용한 B2B 스타트업이 특히 이들에게 투자받기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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