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완료···서진석 경영 총괄로

김병준 기자 2023. 12. 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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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셀트리온 공식 출범
경영·제조개발·판매 각자대표 체제
매출 내년 3.5조, 7년 내 12조 목표
의약품 원가 줄여 가격 경쟁력 확보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논란도 해소
오픈이노베이션으로 ADC 등 개발
[서울경제]

통합 셀트리온(068270)이 28일 ‘글로벌 빅파마 도약’을 기치로 공식 출범했다. 바이오 시밀러와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셀트리온과 해외 유통을 전담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합병이 마무리됐다. 통합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 뿐만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 마이크로바이옴, 이중항체 등 차세대 신약 개발을 통해 2030년까지 연 매출 12조원의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방침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의결했다. 통합 셀트리온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부회장)는 제조개발사업부 총괄,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부회장)는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은 경영사업부 총괄로 선임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개발부터 판매까지 사업구조 일원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늘려 빅파마 도약을 위한 퀀텀 점프를 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은 올해 초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해 합병 의지를 피력하며 급물살을 탔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미래에셋증권을 합병 주관사로 선정하며 합병 절차에 착수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은 이날을 기점으로 마무리되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12일이다. 통합 셀트리온은 내년 중 셀트리온제약(068760)과 합병도 추진한다.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한 만큼 셀트리온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고 회계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셀트리온이 의약품을 개발·생산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양사가 별개 회사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의약품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넘어가면 셀트리온의 매출로 집계됐다. 일감 몰아주기, 매출 부풀리기 등 의혹이 일면서 금융 당국도 이같은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통합 셀트리온은 회계투명성 확보와 함께 의약품의 원가를 절감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 측은 사업구조 일원화를 통해 현재 약 70% 수준인 매출원가율은 약 40%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셀트리온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처방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지난 10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의 피하주사제형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대다수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과 선호의약품 등재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짐펜트라는 내년 2월 중 미국에 출시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는 통합 셀트리온의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을 견인할 핵심 블록버스터 제품”이라며 “2030년 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 셀트리온은 내년 3조 5000억 원의 매출 달성을 시작으로 2030년 12조 원 매출에 도전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총 22개의 제품을 확보할 예정이다. 짐펜트라를 비롯한 신약 매출은 전체 매출의 4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제약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개발·생산·직판할 수 있는 회사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2024년 면역항암제와 유방암 및 위암 신약 2개에 대한 임상 1상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1~2개 신약이 더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매출의 40%를 신약으로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기적의 항암제로 평가 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위해 피노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분야에서는 고바이오랩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라니 테라퓨틱스와는 경구형 아달리무맙 개발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여기에 더해 이중항체 항암신약, 암 백신 등 차세대 모달리티로 평가되는 신약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셀트리온은 내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무대의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빅파마의 무대인 ‘메인 트랙’ 발표 기업으로 공식 초청됐다. 서 회장이 글로벌 투자자에게 합병 후 청사진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 회장이 합병 이후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공격적인 투자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 회장은 “통합 그룹이 완성되면 각종 자원을 자체 신약 개발과 M&A,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효율적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질환의 분석부터 진단까지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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