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아말감 "안 다뤄요" 치과 수두룩…"사실상 진료 거부"
"건강보험 적용 아말감 미진료는 사실상 진료 거부, 조치 필요"
전국 치과 병·의원 4곳 중 1곳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는 아말감으로 충치 치료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중 3곳이나 아말감을 아예 다루지 않는 셈이다. 아말감은 은 등의 금속과 수은의 합금으로 대한치과보존학회가 유용하고 안정성이 확인됐다고 밝힌 치과용 수복재료다. 그런데도 상당수 치과 병·의원에서 충치 환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말감을 다루지 않고 환자에게 치료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이다.
28일 머니투데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보한 요양급여비 청구 치과 현황을 보면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치과 병·의원은 전국에서 지난해 기준 1만9413개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치과 병·의원 수는 1만9087개소,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1만9234개소다. 사실상 전국의 거의 모든 치과에서 건보공단에 급여비를 청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말감 진료를 보는 치과는 4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지난해 아말감 치료 청구 치과 병·의원 수는 5139개소로 전체 요양급여비 청구 치과의 26%에 불과하다. 아말감 청구 치과 수도 감소세다. 2018년 8991개소에서 2019년 8298개소, 2020년 5979개소, 2021년 5622개소로 꾸준히 줄었다. 지난해까지 4년 새 43% 감소했다.
아말감은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돼 충치 치료 비용이 5000~1만5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이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재료는 1면 기준 1만~1만7000원대로 알려진 글래스 아이오노머 시멘트(GI)가 있다. 또 12세 이하 어린이의 영구치 광중합형 복합 레진치료 충전 시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외 소재의 충치 치료는 비급여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울 기준 레진 충전의 가격은 평균 9만9304원, 금 충전 충치 치료(인레이·온레이 포함) 평균 가격은 35만4946원에 달한다. 금 치료는 25만원에서 70만원에 이르기까지 가격 변동 폭이 크다.
수은 논란이 있지만 아말감의 안정성도 확인됐다. 대한치과보존학회는 2019년 '아말감 수복에 대한 입장'을 통해 치과용 아말감은 유용하며 안정성이 확인된 수복재료라고 밝혔다. 학회는 "치과용 아말감으로부터 인체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은 환자와 치과의사 모두에서 독성을 나타내는 수치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준이고 아말감으로 인해 유발되는 질환이나 독성 반응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미국 치과의사협회와 미국 치과보존학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아말감 수복을 성공적인 직접 수복물로 간주하고 있고 치아의 결손 부위를 수복하는 훌륭한 재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유럽 국가에서의 아말감 생산·사용을 중단한 것은 인체에 대한 유해한 영향 때문이라기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이다. 환자가 미세한 양의 수은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임산부, 신장 기능 이상 환자, 과민반응 환자, 어린이 등의 경우 치과의사 판단으로 다른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자가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판단해 아말감으로 충치 치료를 받고 싶어도 상당수 치과에서 아말감을 다루지 않아 선택권에 제한받는 실정이다. 실제 충치 치료를 위해 치과를 찾았던 박 모 씨(38)도 "치과에서 아말감을 다루지 않는다고 해 비급여인 금으로 충치 치료를 했다"고 말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국장은 "아말감은 국가가 공인한 진료 방식인데 이를 기피하는 의료기관은 사실상 진료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가 잘못됐다면 급여 범위를 확대해야 하고 비급여로 진료 기관에서 유도하는 거면 그 부분에 대한 것을 조사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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