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붐 식었다지만···'찐골퍼' 열정은 뜨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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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 국내 골프계 키워드가 '2030 골프 붐'이었다면 엔데믹 시기의 골프계는 '찐골퍼 전성기'로 요약된다.
유행 따라 유입됐던 젊은 층의 상당수가 골프를 그만두면서 골프에 진심인 '찐골퍼'들의 활동은 더욱 도드라진다.
골프를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찐골퍼들의 열의는 인공지능(AI) 챗봇에 쌓이는 질문 유형에서도 확인된다.
골프 열풍이 한풀 꺾였는데도 밤 늦게까지 연습장이 잘되는 데서도 찐골퍼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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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실제 배우기 확산, 대부분 주말골퍼”
골프여행은 美·유럽 예약 1년새 두배 이상
‘100대코스 가보자’ 버킷리스트 실현 수요
골프연습장은 새벽 2시까지 연장 영업도
팬데믹 기간 국내 골프계 키워드가 ‘2030 골프 붐’이었다면 엔데믹 시기의 골프계는 ‘찐골퍼 전성기’로 요약된다. 유행 따라 유입됐던 젊은 층의 상당수가 골프를 그만두면서 골프에 진심인 ‘찐골퍼’들의 활동은 더욱 도드라진다. 정식 교육까지 받아가며 골프 룰을 제대로 배우는가 하면 동남아나 일본을 넘어 미국과 유럽의 이름난 코스로 골프 여행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다.
28일 대한골프협회(KGA)에 따르면 올 한 해 골프 룰 교육 프로그램인 ‘레벨1 룰 세미나’를 신청한 사람은 354명에 이른다. 신청자 수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 종전 최고는 2019년의 278명. 300명을 넘긴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연 6회에 회당 30명으로 끊어 운영하는 레벨1 룰 세미나는 영국 R&A의 최신 골프 규칙서를 교재 삼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룰을 배우고 시험까지 치는 일정이다. 상황별 실습 교육 시간도 있다. 시험에서 90점을 넘기면 심화 과정인 레벨2 신청 자격이 주어지며 룰 세미나는 레벨3까지 있다.
KGA 관계자는 “골프 룰의 이론과 실제를 배우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세미나를 개최하지 않은 터라 신청 인원이 몰린 것도 있다”며 “참가자 대부분이 주말 골퍼라는 것도 특기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골프를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찐골퍼들의 열의는 인공지능(AI) 챗봇에 쌓이는 질문 유형에서도 확인된다. 골프 생활 플랫폼 김캐디에 따르면 올해 개설한 앱 내 챗봇의 누적 이용자 수가 최근 10만 명을 돌파했다. 기술과 용품에 대한 ‘딥’한 질문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상적인 체중 이동의 정의’부터 ‘몸통 회전을 쉽게 하는 팁’ ‘올바른 백스윙과 릴리스 타이밍’ ‘지면 반력을 제대로 이용하는 법’ ‘내게 맞는 샤프트 찾기’ 등이다.
해외 골프 여행의 행선지가 다양해지는 것도 눈에 띄는 트렌드다. 골프테크 기업 AGL에 따르면 이 회사 플랫폼을 통한 연간 미국·유럽 라운드 예약 비중은 13%에 이른다. 6%였던 비중이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겨울 시즌 예약 증가율을 보면 미국·유럽 지역은 무려 288%다. 5%에 그친 동남아와 대조적이다.
객단가로 따지면 미국·유럽은 그린피 30만 원 이상인 상품의 비중이 27%(동남아는 4%)다. 가격 부담을 감수하면서 버킷리스트 실현에 나서는 골퍼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AGL은 페블비치 골프링크스, 포트마녹, 르 골프 나쇼날, 오이타보스 듄즈 등 세계 100대 코스 라운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꿈의 코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스코어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뒷받침돼야 하고 그러려면 연습은 필수다. 골프 열풍이 한풀 꺾였는데도 밤 늦게까지 연습장이 잘되는 데서도 찐골퍼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연습장 브랜드인 쇼골프 관계자는 “자정이던 운영 마감을 7월 말~11월에 새벽 2시로 늦춰 연장 영업했는데 심야 이용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 놀랐다”고 했다. 전체 시간대 이용자 대비 오후 10시~오전 2시 이용자 비중은 8월 12%대였고 9·10월에도 11%대를 찍었다. 추워진 11월에도 8%대가 나왔다.
용품사 테일러메이드는 다음 달 신제품 론칭쇼를 가수들의 콘서트 장소로 유명한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한다. 공식 온라인몰 회원 중 300명을 초청해 시타 기회 등을 준다. 찐골퍼를 충성 고객으로 유도하려는 마케팅인 셈이다. 업체 관계자는 “브랜드를 사랑해주는 많은 고객에게 신제품을 먼저 만나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며 “클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장소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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