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프 FTA 타결 20년 걸쳐 관세철폐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12. 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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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중동 6개 국가의 자동차·무기 등에 대한 관세가 20년 내에 사라진다.

협정이 발효되면 전체 품목 중 한국은 89.9%, GCC는 76.4%에 적용하는 관세를 최장 20년 안에 철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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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중동 6개 국가의 자동차·무기 등에 대한 관세가 20년 내에 사라진다.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서울에서 열린 '한·GCC 장관회의'에서 FT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제2 중동붐' 시동 … 車·방산 수출 확대 기대

지난 10월 UAE에 이어 아랍권 국가와 맺은 두 번째 FTA이자 한국이 체결한 25번째 FTA이기도 하다.

지난해 GCC 6개국과 우리나라 간 교역 규모(수출+수입)는 1026억달러에 달한다. 중국과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교역 규모가 크다.

협정이 발효되면 전체 품목 중 한국은 89.9%, GCC는 76.4%에 적용하는 관세를 최장 20년 안에 철폐한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부품과 기계, 화학제품·무기에 적용되던 관세 5%가 협정 발효 후 20년간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승용차는 우리나라가 GCC 6개국에 수출하는 1위 품목인 만큼 관세가 철폐되면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양측은 로켓 발사기와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를 비롯한 무기류 제품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했다. 중동 국가의 방산 수요가 높아 이번 FTA를 계기로 'K방산'이 중동에 진출하는 데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무기 수입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위, 카타르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수출 유망 품목도 관세 철폐 대상에 대거 포함됐다. 최근 드라마와 K팝 영향으로 관심이 커진 화장품이 대표적인 예다. 소고기·인삼류·김·참치는 물론 주요 농축수산물과 의약품, 의료기기에 붙은 관세도 점진적으로 사라진다.

우리나라가 GCC에서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석유제품·알루미늄을 포함한 주력 생산품 관세도 15년간 순차적으로 철폐된다. 나프타 관세는 50% 감축된다. 다만 가장 수입이 많은 원유는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협정은 'K콘텐츠' 확산에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GCC 6개국은 영화·비디오 배급과 의료 서비스를 한국에 개방한다. 이들 국가에서 사업하는 우리 기업이 법과 제도로 안정성을 보장받는다는 의미다. 그 대신 한국은 GCC에 연료 소매와 운송 부수 서비스를 개방하기로 했다.

또 양측은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첨단산업, 스마트팜 등 12개 분야에서 경제협력 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GCC가 FTA에 대체·신재생에너지와 공급 안정화를 비롯해 '에너지·자원' 협력을 명문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정학적 위기와 공급망 재편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측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바이오 경제' 협력 역시 GCC가 FTA에 처음으로 명시한 분야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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