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손아섭-전준우-박병호의 치명적 공통점… 누가 먼저, 언제 벗어날까

김태우 기자 2023. 12. 28. 17: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정작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 KBO리그 역사를 코앞에 두고도 정작 한국시리즈 우승 갈증을 해결하지 못한 손아섭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며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선수들은 한 단어에 집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바로 ‘우승’이라는 단어다. 특히 선수 경력이 절반을 지나 마지막으로 향하고 있다면 더 그렇다. 사실 개인적인 목표는 어느 정도 다 달성했으니, 우승이라는 마지막 타이틀과 함께 현역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는 더 강해진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들도 때를 잘못 만나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 없이 은퇴한 경우가 더러 있다.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야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대호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물론 해외 진출 시기도 있었지만, 이대호는 KBO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한 채 현역을 접어야 했다. 지금도 이대호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워 하는 대목이다. 이대호는 KBO리그 통산 1군에서만 1971경기에 나갔다.

이대호보다 더한 선수도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504안타)의 주인공인 박용택이다. 박용택은 2002년 LG에서 데뷔해 은퇴할 때까지 트윈스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KBO리그 1군 출전 경기 수가 2237경기에 달한다. 그런데 LG가 이 기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박용택도 ‘무관’으로 현역을 마무리했다. LG는 박용택의 은퇴 이후인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는 1994년 이후 29년 만이었다.

아무리 슈퍼스타라고 해도 야구는 타 종목에 비해 더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개입하는 스포츠다. 슈퍼스타 하나가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 되는 경우는 많아도, 우승의 모든 퍼즐이 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동료 운도 따라야 하고, 시류도 도와줘야 한다. 이대호 박용택 이병규와 같은 스타들에게는 그것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현역 선수들도 있다. 아무래도 현시점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우승을 해보지 못한 롯데라는 키워드가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이다. 30년이 넘었다. 선수단 엔트리가 몇 번은 물갈이되고도 남을 만한 오랜 세월이다.

은퇴 후 리그의 전설적인 포수 중 하나로 기억될 강민호(38‧삼성)는 올해까지 2233경기에 나갔으나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2004년 롯데에서 1군에 데뷔했는데 롯데는 이 기간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없었고, 2018년 삼성으로 이적했으나 공교롭게도 삼성의 성적 또한 이 기간 하락세를 탔다. 2021년 정규시즌 우승을 코앞에 두고 놓친 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밀려 탈락한 것이 가장 아까웠던 순간일 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 중에서는 1군 출전 경기로는 박용택에 이어 2위다. 내년 시즌에 이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국가대표팀, 대형 FA 계약, 화려한 팬덤 등 모든 것을 다 가졌으나 딱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셈이다. 강민호도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다. 절실함은 더 커진다.

▲ 종신 자이언츠맨 코스를 밟고 있는 전준우는 우승의 한을 풀어낼 수 있을까 ⓒ곽혜미 기자
▲ 한 시대를 풍미한 거포인 박병호도 한국시리즈 준우승 3회에 머물렀다 ⓒ곽혜미 기자

롯데와 NC를 거친 손아섭(35‧NC) 또한 역시 아직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다. 통산 2416안타를 기록 중인 손아섭은 이르면 내년에 박용택의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전설이 될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다. 그러나 롯데와 NC를 거치며 아직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손아섭도 매년 우승의 목표를 힘줘 말하고 있지만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이번 오프시즌 롯데와 두 번째 FA 계약을 하며 종신 자이언츠맨의 길을 가고 있는 전준우(37)도 1군 통산 1616경기에 나갔지만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다. 롯데의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팀이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다. 한 시대를 지배한 리그의 홈런왕으로 길이 기억에 남을 박병호(37‧kt) 역시 KBO리그 1570경기에 뛰었으나 역시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LG‧히어로즈‧kt를 거쳤으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좌절한 것만 세 번이다.

네 선수는 모두 소속팀이 다르다. 네 팀 중 한 팀에서 우승팀이 나와 어떤 선수가 한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나머지 세 선수는 다시 새로운 시즌을 기다려야 한다. 네 선수가 모두 그 족쇄를 풀기 위해서는 기가 막히게 빨라도 최소 4년이 필요한 셈이다. 네 선수의 나이를 고려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