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속태웠던 국가전산망 먹통 …해킹 아닌 人災

정부 합동 특별점검 결과
메모리용량 고려 안 해 오류
하드 불량 무시한 채 운영도

지난 11월 17일 지방행정전산망 장애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한 국가 전산서비스망 장애는 개발 과정 오류, 정비 과정 실수 등 '인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해킹은 확인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은 28일 '정부 합동 주요 시스템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7일 발생한 지방행정전산망 장애를 제외한 4건의 정부 전산서비스 장애 원인이 이날 발표됐다. 전산서비스 장애 4건은 주민등록시스템(11월 20일), 모바일신분증시스템(11월 24일), 지방재정관리시스템(11월 29일), 나라장터(11월 23일·12월 12일)에서 발생했다. 원인 진단은 박춘식 아주대 교수 등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맡았다.

주민등록시스템 접속 지연 장애 원인은 시스템에 용량이 큰 콘텐츠가 등록됐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대용랑 콘텐츠 동시 열람에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 등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 기능 오류"라고 밝혔다.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 오류는 시스템 환경 설정 작업 과정이 미숙했던 점이 장애의 원인으로 확인됐다. 지방재정관리시스템은 유지·보수 업체가 하드디스크 불량을 인지하고도 점검 장비를 직접 시스템에 연결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대량의 데이터 입출력이 발생하면서 침입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나라장터는 접속량이 평소보다 늘어나 사전에 설정된 동시접속자 수를 초과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전산망 장애 4건 모두 해킹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찰량이 늘면서 지연이 발생한 나라장터는 해외 특정 인터넷 프로토콜(IP)에서 서비스 거부 공격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욱 국가정보원 3차장은 "해외 특정 IP 공격 시도는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다만 사이버 공격 행위가 있었던 만큼 국제 공조를 통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