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파격에 발맞춘 尹… 총선 전 당정대 쇄신 승부수

김미경 2023. 12. 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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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변화 필요하다 판단
대통령실 "상당한 혁신" 자평
신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3실장 전면교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컨트롤타워 3인방을 동시에 교체한 것은 22대 총선을 치르는 집권 3년차를 겨냥한 인적쇄신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국면전환 등을 이유로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방침이었으나 초대 비서실장인 김대기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의 취임 직후부터 20개월 가량 대통령실을 진두지휘한 터라 집권 중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의 국정운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갖추고 기존 정치적 굴레를 벗는 환골탈태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대통령실 역시 국정동력을 더욱 높여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 전격 교체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 등에 따른 '경질'성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대체로 '쇄신'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이다.

이관섭 비서실장은 지난해 8월 정책기획수석으로 윤석열 정부에 합류한 뒤 국정기획수석으로 명칭을 바꿔 윤석열 정부 전반의 정책기획을 조율하는 '왕수석' 역할을 해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신설된 정책실장에 승진발탁됐고, 한 달 만에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실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27회)에 합격해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산업관련 부처에서 산업자원부과장, 지식경제부 국장을 거쳐 에너지자원실장, 산업정책실장. 제1차관을 지냈다.

'정책 조율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분야를 아우르는 업무능력을 인정받았고, 김영삼·김대중·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에서 두루 근무한 경력도 있어 정무적 감각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윤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게 정가에 널리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이 이 실장을 신뢰하는 근간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있다. 이 실장은 지난 2016년 11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임명됐으나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탈원전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사장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사퇴했다. 윤 대통령이 탈원전을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탈원전에 공개 반대한 이 실장의 정책 판단과 소신 등을 높게 평가한다는 전언이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1970년대 서울 출생으로서, 50대 경제전문가로 대통령실 참모진의 평균연령을 낮추는데 일조했다. 연세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하버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팀 부연구위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교수를 거친 뒤 자신의 모교인 현재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북미, 러시아 등에 해박한 외교 전문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러 협상 경험이 있다. 서울 성동고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외무고시(16회)로 외교부에 들어와 동구과장, 북미국 심의관, 북미국장을 비롯해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국무총리 외교보좌관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주러시아 대사로 임명됐고,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인 김성한 전 실장 사임으로 외교·안보라인이 교체되면서 외교부 1차관으로 발탁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여권에서 쇄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정부가 많이 바뀌었다. 대통령실도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대통령실의 가장 중요한 3실장이 모두 바뀌었으니 굉장히 큰 변화이고, 쇄신이고 혁신이라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새로운 분위기에서 집권 3년차를 만드는 한편, 여당도 1973년생 비대위원장이 들어서면서 젊어졌는데 대통령실도 이전과 비교하면 1960년생 이하 참모들만 남아 상대적으로 젊은 대통령실이 됐다는 의미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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