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과 파동을 화폭에 담다…디지털 시대의 反轉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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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뉴욕,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영헌(59)은 칼과 붓을 함께 쓰는 이도류(二刀流) 작가다.
"붓은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칼은 급격하게 시작과 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디지털적 속성이다. 표면은 아날로그적인 속성의 붓으로 만들고, 칼로 작업을 마무리한다. 90년대에 작가 생활을 시작한 내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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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닉 노스텔지어’
디지털시대 회화 모색 신작
“붓은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칼은 급격하게 시작과 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디지털적 속성이다. 표면은 아날로그적인 속성의 붓으로 만들고, 칼로 작업을 마무리한다. 90년대에 작가 생활을 시작한 내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는 방법이다.”
두 도구를 사용해 작가는 디지털 시대를 표현했다. 얼핏보면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거나, 브라운관 TV 시절 조정 화면 같은 아날로그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반전’이다.
학고재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전시로 김영헌 개인전 ‘일렉트로닉 노스텔지어’를 연다. 내년 1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작가의 7년만의 한국 전시는 신작 22점을 소개한다. 붓과 칼로 색면의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내는 색채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업이다. 2020년 하인두 미술상을 수상했고 1995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작가는 초기에 설치 작업에 주력하다 회화로 전향했다.
20세기 회화는 평면성을 본질로 하는 모더니즘이 열었다. 21세기 작가로서 그는 평면성을 부정하고 신(新)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표현법에 영향을 준 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다. 그는 “우주에서 우주를 보는 시대다. 세상에 대한 이해가 확장된 것이다. 사상과 과학이 새로 만들어지는 시대의 회화를 생각하며 동심원과 색면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세계를 이루는 것은 물질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라는 물리학적 사유에서 ‘일렉트로닉 노스탤지어’ 연작이 탄생했다. ‘지지직’거리는 주파수 잡음을 연상시키는 회화를 작가는 잡음이 음악과 함께 흘러나오는 LP 음악을 들으며 그린다. 그의 화폭에 보이는 작은 균열과 물감 흔적도 이런 작업 방식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아날로그적 흔적이다.
이진명 미술평론가는 “노이즈와 보색, 상극이 우연한 회화적 주파수에 의해서 시각적 경이가 되는 것이다. 김영헌 작가가 추구하는 경지이다. 이를 작가는 회화적 주파수, 즉 프리퀀시라고 명명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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