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뛰어넘자"…증권사, IB 조직 뿌리부터 바꿨다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3. 12. 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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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M&A 위축되고
2차전지 빼곤 IPO도 급감
한투, 대대적 쇄신 인사
새 대표가 IB 직접 챙길듯
미래에셋, 조직 슬림화로
의사결정 속도 높이기로
NH는 인프라 투자 강화

시장 침체로 우울한 시기를 보낸 국내 주요 증권사 투자은행(IB)들이 조직 재정비를 통한 반전 모색에 나섰다. 올 한 해 국내 IB들은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로 인수·합병(M&A) 시장이 부진하면서 인수금융과 자문업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시장도 2차전지 등 일부 업종 기업들의 선전을 제외하고는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후보들이 상장을 포기하거나 시기를 연기하면서 아쉬움이 큰 한 해였다. 이런 가운데 각 증권사는 연말을 앞두고 조직 개편과 세대교체 인사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김성환 신임 대표 취임을 앞둔 한국투자증권은 IB 조직에 대한 전면적 쇄신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세대 교체를 통해 침체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포석이다.

한투증권 IB그룹장 출신으로 그룹 내 대표적인 IB 전문가로 꼽히는 김 대표는 배영규 IB그룹장(전무) 퇴임으로 공석이된 IB그룹장 자리를 비워두고 당분간 본인이 직접 IB 관련 업무를 챙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투증권 IB 조직은 정일문 사장 체제에서 IB 조직을 이끌던 배 IB그룹장이 퇴임한 데 이어 최신호 IB1본부장을 제외하고 IB2~IB4본부 모두 신임 본부장으로 물갈이됐다. IB2본부장은 김성열 커버리지1담당, IB3본부장은 유명환 기업금융담당, IB4본부장은 정진곤 M&A·인수금융2부 부서장이 맡게 됐다. 이 중 신임 김성열 IB2본부장과 정진곤 IB4본부장은 내부에서 승진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IB3본부장은 IB1본부에서 IPO 부서장으로 일했던 유명환 상무가 새롭게 선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5사업부 1실 1사업 담당 20개 부문이었던 IB 조직 구조를 1사업부 1실 18개 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조직 통합·효율화에 나섰다. IB1, IB2, 자기자본투자(PI), 글로벌사업부를 부문으로 변경하고 IB2 사업부의 부동산 7개 본부는 IB2 부문 내 4개 본부로 간소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단행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에 나섰다. 먼저 기존 프로젝트 금융본부를 인프라투자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조직 전문화를 위한 조치다. 특히 부동산금융 전문 역량을 활용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실물자산투자본부 아래 부동산PE부를 신설하기로했다. 또한 인수금융 부문의 해외 비즈니스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IB1사업부 직속이었던 홍콩·뉴욕·런던 IB1데스크를 투자금융본부 산하로 옮겼다. 특히 기존 IB1·2사업부 체제에서 2사업부를 이끌던 최승호 부사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윤병운 부사장이 기존 1사업부에 2사업부까지 당분간 챙기게 됐다.

지난해 이재현 부사장(IB1 부문장)을 새 수장으로 맞으며 대대적인 IB 조직 개편에 나섰던 삼성증권은 올해는 조직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변화에 나섰다. 먼저 기업 대상 커버리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어드바이저리 본부와 IB 솔루션 본부를 기업금융 1·2본부로 재편했다.

기업금융 1본부장은 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이끌던 이상현 상무가 맡고 기업금융 2본부는 이세준 IB솔루션 본부장이 담당한다. 여기에 인수금융과 인수·합병(M&A)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기업금융 본부는 M&A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M&A 1·2팀과 인수금융을 담당하는 투자금융 1·2팀을 산하에 두게 됐다. M&A 본부는 기존 기업금융 본부를 이끌던 박성호 본부장이 책임진다. 이 밖에 IPO를 담당하는 캐피털마켓(CM) 본부 내 주식자본시장(ECM) 1개 팀을 신설해 관련 역량 강화를 모색하는 한편 PI본부 내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업무 확대를 위해 벤처캐피털(VC)팀을 추가 신설해 VC 1·2팀을 비롯해 총 4개 팀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내년 초대형 IB 인가를 준비 중인 하나증권은 지난달 정영균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IB그룹장(부사장)으로 새로 영입했다.

[강두순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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