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시장은 이미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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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경영권을 두고 형·누나와 골육상쟁을 벌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공개매수가 한창이던 지난 21일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 공판 출석차 법원을 찾으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조 회장 말대로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분쟁은 그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조 회장은 앞서 14일 자신의 또 다른 횡령·배임 혐의 공판에 출석하면서 역설적이게도 한국앤컴퍼니의 미래 구상에 대해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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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경영권을 두고 형·누나와 골육상쟁을 벌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공개매수가 한창이던 지난 21일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 공판 출석차 법원을 찾으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조 회장 말대로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분쟁은 그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금분세수(金盆洗手·손을 털고 은퇴함)했던 팔순 아버지가 사재를 털어 '묻지마 매수'를 지원 사격한 결과다.
아버지는 자신이 팔았던 주식을 도로 사들이는 데 858억8477만원을 썼다. 주당 평균 단가로 2만528원 남짓인데, 28일 한국앤컴퍼니 종가가 1만5600원이니 아버지는 막내아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앉은 자리에서 206억여 원을 손해 봤다.
문제는 공개매수 기간 내내 널뛰기를 하다 분쟁 종료 후 지속적으로 우하향하는 한국앤컴퍼니 주가다. 공개매수 기간에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만5600원에서 2만3750원을 오갔고, 하루 거래량은 10만주 내외에서 수백만 주로 폭발했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1조6000억원대 대기업이 60%를 웃도는 주가 등락률을 보이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조 회장은 앞서 14일 자신의 또 다른 횡령·배임 혐의 공판에 출석하면서 역설적이게도 한국앤컴퍼니의 미래 구상에 대해 얘기했다. 공개매수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것을 두고는 "MBK파트너스가 무리수를 둬서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회사 총수가 경영권 분쟁이 자신의 승리로 끝날 경우 기업가치의 표지석인 주가가 도로 하락할 것을 공언한 셈이다. 이를 놓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기업가치와 평가 따위는 어떻게 돼도 좋다는 재벌의 민낯"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타이어는 석유·전기·수소 등 동력원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안전과 직결된 소모재다. 불황이 있기 힘든 산업에서 경영권 분쟁조차 정리된 세계 6위 회사의 주가가 여전히 추락하는 것은, 시장이 이미 기업가치 하락 요인을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조 회장은 시장이 진짜로 알고 있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때다.
[전형민 증권부 brom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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