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통과됐지만 … 유보통합 '산 넘어 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8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30년 숙원사업인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이 첫발을 뗐다.
하지만 밑그림도 없이 조직부터 합치고 보자는 식의 접근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갈등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보통합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유아 교육·보육 기관을 하나로 합치고 관리 주체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0~5세 교육·보육기관 일원화
구체적 시안 없이 국회 처리
2027년까지 매년 5.7조 소요
중앙·지자체 예산갈등 불보듯
교사 처우·교육 문제도 풀어야
지난 8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30년 숙원사업인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이 첫발을 뗐다. 하지만 밑그림도 없이 조직부터 합치고 보자는 식의 접근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갈등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중앙과 지방(지자체·교육청) 간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유보통합에 2027년까지 매년 5조75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유보통합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유아 교육·보육 기관을 하나로 합치고 관리 주체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것을 말한다. 초등교육을 받기 전 어린이들이 다니는 곳이 달라서 발생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어린이집은 만 0~5세(전국 3만900곳), 유치원(8600곳)은 만 3~5세 유아들을 맡고 있다. 이를 하나로 합치는 게 대원칙이지만, 정부는 기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어느 한쪽으로 몰아주는 게 아니라 각 기관 장점을 갖춘 0~5세용 '제3의 유아교육 기관'을 만들어 통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교사 자격기준이나 양성 체제, 처우 개선 방안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관련 법안부터 통과돼 논란이 불거졌다. 유보통합은 지난 30년간 각 정부가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갈등이 커지며 실패해왔다. 지난 7월 당정 협의회에서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현장에선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게 유보통합이라고 할 정도로 성취하기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재원 마련 △통합기관모델 △교사 처우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시 재정 계획을 3개월 이내 보고하도록 해 정부의 재정 추계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은 2027년까지 매년 5조75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교육개발원 연구진은 "기존 보육·유아교육 예산은 이관·유지하고 추가 소요 예산은 지방교육재정에서 부담하는 방향으로 설계한다는 (정부) 방안은 결국 과거 유보재원 논란을 다시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추가 소요 예산을 교부금 등에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도 "정부조직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후에 논의하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이라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등교육과 영아까지 파이를 나눠야 해 '제2의 누리과정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5조원의 지방자치단체 자체 편성 보육예산도 대거 삭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는 만 5세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영유아 무상보육 '누리과정'을 만 3~4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재원 2조원을 모두 교육청이 부담하도록 떠넘기면서 갈등을 빚었다.
통합기관이 어떤 모델로 운영될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어린이집, 사립유치원 등 형태가 다른 기관을 어떻게 통합할지에 따라 하향 또는 상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 자격과 처우 등 교사 통합도 논란 거리다. 교육부에서 관리하는 유치원교사 자격증에 비해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에서 발급하는 보육교사 자격은 상대적으로 발급이 덜 까다로워 처우 등 형평성 문제가 있고 이 때문에 공립유치원을 중심으로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이 크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어린이집 교사들의 현장 경력을 얼마나 인정해줄지, 교사 양성 체제를 유보통합 후 어떻게 할지, 정부에서 어디까지 경제적 지원을 해줄지도 입장차가 적지 않은 문제다.
[권한울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8700만원 내고, 백세까지 月240만원 탄다”…국민연금 불린 60대 비결은 [언제까지 직장인] - 매
- 숨만 쉬어도 내년 1조3000억 입금…인생은 이 남자처럼 - 매일경제
- ‘없어서 못 판다’ 숨겨진 강원도 호텔서 벌어진 일 - 매일경제
- “무고한 국민, 국가 권력에 희생” 이재명, 이선균 추모글 올렸다 삭제 - 매일경제
- “속옷 벗기고 가슴 만지고”…CCTV 영상 본 속옷가게 女직원 ‘충격’ - 매일경제
- “개그맨 김준호씨랑 김지민씨 언제 결혼하냐고요?” [신기자 톡톡] - 매일경제
- “탈옥해 찾아가겠다”…정신 못차리고 또 협박한 돌려차기 가해자 - 매일경제
- “그러게 왜 일본車 사서 고생”…탈때마다 짜증, 바꿀 핑계없앤 혼다 HEV [최기성의 허브車] - 매
- “맞짱 뜰 기세구나”…백두산 호랑이, 승용차 노려보며 대치 ‘화제’[영상] - 매일경제
-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사필귀정으로 끝나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