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고통 줄인다...약효 확인하는 생체 모방 '플라스틱칩' 개발돼

박건희 기자 2023. 12. 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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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단계에서 약효나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는 동물실험을 줄일 수 있는 생체 모방 플라스틱칩이 개발됐다.

영국 에딘버러대 연구팀이 신체 내부에 주입된 약물의 흐름과 움직임을 추적하며 약효를 확인할 수 있는 플라스틱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기존 동물실험에 활용되는 생쥐나 토끼에 약물을 주입하는 대신 플라스틱칩의 '인공 장기'로 실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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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딘버러대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생체 모방 칩을 통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약 개발 단계에서 약효나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는 동물실험을 줄일 수 있는 생체 모방 플라스틱칩이 개발됐다.

영국 에딘버러대 연구팀이 신체 내부에 주입된 약물의 흐름과 움직임을 추적하며 약효를 확인할 수 있는 플라스틱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암 카르 에딘버러대 심혈관과학센터(CVS)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3D 프린팅으로 인간의 심장, 폐, 신장, 간, 뇌를 모방한 5개 구획으로 나뉜 플라스틱칩을 제작했다. 각 구획은 신체의 혈관계와 림프계를 모방한 경로로 연결돼 있다. 이 순환계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신체 내부 세포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을 촬영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플라스틱칩을 스캔하면 약물이 혈관을 통해 주입됐을 때 심장, 폐 등 칩에 구현된 각 장기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상세히 보여주는 3차원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신약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

카르 연구원은 "예컨대 지방간 질환을 가진 장기 모델을 플라스틱칩에 생성하면 질병에 걸린 간이 심장, 뇌, 신장 등 다른 장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칩을 통해 각 장기가 가진 질환이 해당 질환과 직접적으로 관련돼있지 않은 다른 장기에 어떻게 간섭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드리아나 타바레스 CVS 박사는 "5개 장기를 1개의 플라스틱칩에 연결해 신약이 환자의 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약물 임상실험 과정에서의 동물실험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동물실험에 활용되는 생쥐나 토끼에 약물을 주입하는 대신 플라스틱칩의 '인공 장기'로 실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바레스 박사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진행되는 동물실험을 다수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생명윤리 뿐만 아니라 신약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 모델이 아닌 인간 생체 모델에 약효를 시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실험 결과를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번역'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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