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영업익 내는 SBS…태영건설 워크아웃에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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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3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관계사인 SBS의 매각설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었다.
28일 SBS의 주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소식에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며 장중 한 때 17.29% 급등한 3만595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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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심사·대기업 규제 등 걸림돌 많아 현실화 가능성 低
태영건설이 3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관계사인 SBS의 매각설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었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SBS 경영 의지가 강하지만, 채권단에서 알짜 계열사인 SBS 매각을 요구할 수도 있다.
28일 SBS의 주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소식에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며 장중 한 때 17.29% 급등한 3만595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워크아웃 신청 후 태영건설이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하면서 SBS 매각 기대감이 하락해 전일 대비 4.57% 떨어진 2만9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태영건설은 SBS 지주사인 TY홀딩스의 핵심 계열사다.
떨어진 주가가 말해주듯 방송업계도 SBS 매각은 '최악의 경우'에만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그룹의 SBS 경영 의지가 강한데다 덩치가 큰 지상파 방송사인 SBS 매입자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장 SBS 정도 크기의 방송사를 살 만한 매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이날 종가 기준 SBS 시가총액은 약 5426억원으로 최근 유진그룹에 매각된 YTN(약 2400억원)의 2배를 훌쩍 넘는다.
SBS가 지상파 방송사인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심사도 통과 해야 한다. 태영그룹이 SBS 매수자를 찾으면 계약 후 지상파·종편의 경우 방통위로부터 최다액출자자 변경 심사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방송의 공공성이나 공익성, 경영 건전성 여부 등이 고려된다.
대기업 규제도 걸림돌이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지난 3분기 기준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은 약 37%다.
업계 관계자는 "돈이 있는 곳은 대기업 규제에 걸리고, 대기업 규제에 안 걸리는 곳은 돈이 없다"며 "결국 매각하려면 SBS 지분을 조각내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권 문제가 복잡해지기에 매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SBS 계열 유선방송사업자) 지분을 담보로 760억원을 대출받았다. 해당 차입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했다. 방송업계는 태영건설 지원을 위해 대규모 대출까지 끼고 있는 SBS를 파는 것도, 매입자를 찾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 압박으로 태영이 울며 겨자 먹기로 SBS를 내놓아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BS는 2년 연속 방송사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한 알짜 계열사다. 2022년 SBS의 영업이익은 1433억원에 달한다. 어려운 산업 환경 속 다른 방송사의 실적은 감소한 가운데 2018년 6억9000만원이었던 SBS의 영업이익은 2019년 60억원, 2020년 504억원, 2021년 140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카타르 월드컵 주관 중계 방송사를 맡으며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태영이 자산 매각을 통해 열심히 유동성을 마련 중이지만 원치 않게 SBS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중소·중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SBS를 사들이는 방법도 있어 매입자 찾기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라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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