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연기’ 한화 정은원, 남다른 의지 반영될 2024시즌

한화 정은원.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23)은 2023시즌 후반기 들어 여러 굵직한 고민들과 마주했다. 데뷔 이래 가장 심각하게 찾아온 타격 슬럼프,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타격폼 변화, 2군행 결심까지 수없이 많은 고뇌가 그의 머리 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의 마음 속에 가장 오래 머문 것은 역시 군 입대였다. 정은원은 데뷔 시즌인 2018년부터 한화의 주전 내야수로 활약하며 1군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일찍 군에 입대할 기회는 아예 없었고, 국가대표를 통한 병역 혜택 기회와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어느새 한화에서만 6시즌을 뛴 그는 내년이면 만 24세가 된다. 자신의 향후 커리어를 고려하면, 당연히 병역을 더는 미루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정은원은 후반기 막판 군 입대를 결심하며 구단에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정은원의 군 입대 결심은 한화에도 큰 고민을 안겼다. 당장 생기는 주전 2루수 공백을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 신인 문현빈이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에 한화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내야수 대어인 안치홍을 6년 최대 72억 원에 영입하며 2024시즌 대비에 나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정은원이 군 입대를 1년 연기하기로 결심을 바꾼 것이다. 정은원은 마무리캠프에서 최원호 감독과 단독 면담까지 진행하며 깊은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화는 2024시즌에도 정은원과 계속 동행하게 됐다. 정은원은 마무리캠프에서 외야수 훈련까지 병행하는 등 남다른 의지 속에 일찌감치 새 시즌을 준비하고 나섰다.

정은원으로선 2018년 이후 다시 한번 출발선상에 서는 것이다. 안치홍, 문현빈 등과 함께 2루수 경쟁을 새롭게 펼쳐야 한다. 외야수로 출전하기 위해 새로운 포지션에도 적응해야 한다. 비시즌부터 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동기부여는 이미 충분하다. 군 입대를 앞둔 시즌이라고 해서 절실함이 약할 수는 없다. 풀타임 경력을 많이 쌓은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은 입대 전까지 꾸준하게 경력을 쌓아놓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향후 1군에 복귀했을 때도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원에게는 2024시즌이 데뷔 이래 가장 중요한 해가 될 수도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