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4개 시·군 해맞이 행사가 53개…고만고만 행사 동시 개최로 ‘안전 한계’

전국적인 일출 명소인 여수 향일암을 찾은 사람들이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여수시 제공.

새해를 앞두고 전남지역에서 열리는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 향일암 등 전국 해맞이 명소에서 열리는 행사도 있지만, 고만고만한 행사가 같은 날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열려 안전대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는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1월 지역에서 열리는 해넘이·해맞이 축제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남에서는 14개 시·군에서 53개의 행사가 열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수시는 향일암에서 31일 오후부터 1월1일까지 ‘향일암 일출제’를 연다. 이 행사에는 10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일암 외에도 여수에서는 21곳에서 별도 ‘일출제’를 연다.

향일암으로 집중되는 해맞이객들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실상 각 동별로 해맞이 행사가 1개씩 개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동이 각각 행사를 열기도 한다. 도심에 있는 요트장과 공원 등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개최된다.

2만8900명이 사는 진도군에서는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6개나 열린다. 세방낙조에서 해넘이 행사가 열리고 새해 첫날 철마산과 진도타워, 가계해수욕장, 첨철산, 진도타워, 하조대등대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강진군에서도 고성사 타종식과 주작산 해맞이 행사 등 5개의 행사가 열린다. 무안군은 도리포 해넘이·해맞이 행사와 대죽도·봉수산·운남면 해맞이 축제 등이 진행된다. 해남(3개)과 함평·장흥(각 2개)도 복수로 행사가 열린다.

이중 참석자가 200∼300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도 많다. 대부분 해맞이 행사도 소원을 빌고 떡국을 나누는 등 대체로 비슷하다. 하지만 작은 행사에도 소방과 경찰, 공무원 등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인원이 투입된다.

안전관리를 위한 인원과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일시에 행사가 몰려 일부 어려움도 있다. 전남도는 도 차원에서 모든 행사를 점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나주와 해남, 고흥 등 5개 지자체 행사만 표본으로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나머지 행사는 ‘안전 점검 항목’과 점검표를 보내 해당 지자체에서 자체 점검하도록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안전 담당 전 직원을 동원해도 행사가 많아 직접 점검에 한계가 있다”면서 “행사 수를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백은선 동신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안전관리에 투입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한꺼번에 많은 행사가 열리면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중 행사는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마련된 경우에만 개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