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 거둔 주식시장…"내년엔 코스피 3000 볼까"

김진석 기자 2023. 12. 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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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올해 한국 증시는 연초 희망찬 오름세로 시작해, 부침 끝에 연말 랠리로 끝났다. 여러 변동성으로 한 때 2270선까지 내려앉았던 코스피는 마지막 날 2650선에서 마무리했다. 코스닥도 860선을 회복했다. 양대 지수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둔 가운데 내년에도 상승 랠리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78포인트(1.60%) 오른 2655.28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 투자자가 홀로 1조3509억원어치 팔아치웠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나란히 6266억원, 8136억원씩 사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올해 국내 증시는 등락을 반복하며 개미들의 투심을 흔들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3일 2230.98로 출발한 후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며 8월초 연중 최고점인 2668.21을 터치했다. 고공행진 하던 코스피는 9월을 기점으로 하락했고, 최근 들어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해 초 660.32를 기록했던 코스닥은 상반기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급등 랠리에 지난 7월 26일 장중 956.40까지 치솟았지만, 우하향을 지속해 730선에 닿았다. 11월 이후 반등 흐름을 탔고 이날 860선을 회복했다.

'잘 나가던 증시'를 짓눌렀던 가장 큰 요인은 고금리였다. 금리 부담이 지속되자 인하 시기나 인하 폭에 대한 기대치가 모두 낮아졌고, 주식 투자에 나선 이들도 현저히 줄었다. 연초 50조원에 육박하던 투자자예탁금이 지난 10월에는 40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코로나19 당시 시장의 유동성을 이끌었던 동학개미들이 본격적으로 짐을 싸기 시작한 것이다. 올 한해 개인 투자자들은 4조4127억원어치의 매물을 국내 시장에 쏟아부었다. 기관 투자자는 4조9486억원을 팔아치우며 수급 주체 중 가장 많은 순매도세를 보였다.

증시가 부진을 딛고 반등을 시작한 건 고금리 해소가 가시화되면서다. 이달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증시 반등이 가팔라졌다. 지난 11월 이뤄진 공매도 전면 금지도 반등을 도왔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말 대비 18.7% 상승한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도 2126조원으로 359조원(20.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량은 9.2% 감소했지만, 주가 상승 현상에 기인해 거래대금은 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27.6% 올랐다.

2023년 증시…'이 종목'이 빛났다

시가총액 상위 명단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삼성전자가 대장주의 자리를 지킨 가운데 SK하이닉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쳤다. 현대차와 기아는 2단계씩 뛰어올랐다. POSCO홀딩스가 10위 안으로 신규 진입했고, 삼성SDI는 편출됐다.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포스코DX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43.3% 뛰었다. 그 밖에도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512.69%), 금양(362.71%), 포스코엠텍(253.37%), 에코프로비엠(212.36%)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테마 중 하나였던 의료 AI(인공지능) 관련주 뷰노는 570.93% 올라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제이엘케이와 루닛도 각각 569.21%, 477.98%씩 급등했다. 신성델타테크(413.09%), 와이더플래닛(259.46%) 등 테마주의 강세도 돋보였다.

연말에는 반도체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며 주도주로 자리를 굳혔다. 반도체 빅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랠리가 이어졌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인공지능)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수급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반도체는 418.49% 뛰었다.

불안한 증시 환경에도 IPO(기업공개) 시장은 활황이었다.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132개사로 2002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상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였던 '기술성장특례상장' 제도의 활성화가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모멘텀 회복과 금리 인하 가시화에 힘입은 상승 추세가 가능할 것"이라며 "12월 FOMC를 계기로 예상보다 (상승장이) 더 강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 상단을 3000포인트 이상으로 봤다.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내년 금리 인하 횟수 확대 전망 등을 주요 기대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내년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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