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세균까지 만났다···남은 건 이낙연, 회동 성사될까

김성은 기자, 오문영 기자 2023. 12. 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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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하고 있다. 2023.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이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만났다. 이 대표가 당 원로들의 고언을 들은 뒤 당 통합 묘수를 낼 수 있을지, 특히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한 이낙연 전 총리(민주당 전 대표)와도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총리, 정 전 총리, 이 전 총리 등 세 사람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8일 오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두루두루 (경로를 통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 간 회동을 추진 중이지만 (통화 시각 기준) 만남이 성사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나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전직 총리 출신의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 통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 전 총리에 이어 이날 정 전 총리까지 만나서 당내 현안을 공유했으며 두 전직 총리는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승리를 위해 통합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 "민주당이 범민주, 범진보 세력 전체를 아울러서 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내에서 보는 것과 당 밖에서 걱정하는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 통합하고 안정되고 쇄신을 끌어 나갈 수 있도록 (이 대표에게)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 당시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김 전 총리가 과거 야권 분열 시절 선거 패배의 아픈 기억을 언급하시면서 내부 분열이 있으면 총선에 큰 악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으면 절대 안 된다고 하셨다"며 "또 이 전 총리를 비롯해 많은 분들과 만나서 충분한 대화를 하고, 수습방안도 찾아보기를 부탁했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는 28일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통합을 위해 이 대표의 결단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현애살수'라는 성어까지 사용했다. 이는 절벽에서 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는 뜻으로 작은 것에 매달리지 않고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필요할 때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당에도, 나라에도, 대표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단합이 선거 승리의 필요조건이라며 당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당 대표가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혁신 경쟁, 매끄러운 공천 등도 주문했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주류 의원모임 '원칙과상식'이 이 대표에 통합비상대책위원회(통합비대위) 구성 등을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이달 말까지로 제시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들 요구에 대해 "아이디어 충정에 공감한다"고 밝혔었다. 이 전 대표도 이 대표에 사실상 동일한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됐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전 대표는 이같은 변화가 먼저 이뤄지지 않고는 이 대표와의 회동이 의미가 없다고 봤다. 즉, 이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 뒤 통합비대위 구성, 또는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회동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이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단 입장을 내비쳤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표 사퇴 후 비대위 구성을 이야기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라며 "좀 더 현실적인 안을 갖고 대화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언론에 최초로 제보한 인사라 밝히면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결별이 기정사실화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27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의 남평오 부이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최초 언론 제보자임을 밝혔다. 남 부이사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실에서 민정실장을 지냈다.

기자회견에서 남 부이사장은 "2년4개월 동안 대장동 의혹이 우리 민주당과 진보진영에 분열로 작용해서 제가 언젠간 털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며 "제가 제보자라고 밝힌 것은 정치가 부정부패와 함께할 수 없다는 양심의 반로였다. 국민이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걸 정치인들이 외면하고 왜곡하면 진실과 약자의 목소리가 설 곳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 부이사장은 제보 당시 이 사실을 이 전 대표에 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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