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증시결산] 내년 증시 낙관론 속 경계심…코스피 2,200∼2,850 전망
미국 통화정책·대선 변수 우려도…'상고하저? 상저하고?' 관측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2024년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핵심으로 한 낙관론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다만 올해 증시의 최대 변수였던 미국 통화정책이 내년에도 주요 변수로 남아 변동성을 키울 여지가 다분하고, 하반기 미 대선 등 정치 일정 등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읽힌다.
증권가가 전망하는 내년 코스피 고점 평균치는 2,770수준이다. 내년 실적 및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라는 조언이 나왔다.
내년 코스피 2,200∼2,850 전망…반도체 주도 속 '3,000 돌파' 낙관도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이 전망하는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2,200∼2,850으로 집계됐다.
내년 증시 전망을 가장 밝게 점친 곳은 대신증권으로 코스피 밴드를 2,350∼2,850으로 제시해 상단이 제일 높았다. 이 증권사는 미국이 내년 3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코스피 3,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코스피 밴드 상단만 2,810으로 제시)과 신한투자증권(2,200∼2,800)도 코스피가 2,800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나머지 한국투자증권(2,300∼2,750)·NH투자증권(2,300∼2,750)·삼성증권(2,200∼2,750)은 2,750이 내년 코스피 고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의 코스피 밴드가 2,350∼2,700으로 상단이 가장 낮았다.
현재로서는 내년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보다 우세하다. 반도체 종목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 낙관론의 핵심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에 따른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반도체 등의 이익 개선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은 상황을 반영했다"며 내년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을 기존의 2,650에서 현재의 2,750으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내년 코스피 실적 개선의 핵심 축은 반도체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감산을 이어가는 반면, 모바일 서버 수요가 개선돼 반도체 수급 균형이 수요자 우위에서 공급자 우위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상당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미국의 뒤늦은 경기 둔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동결 대응 지속, 산발적인 신용·금융 불안, 중국 매크로에 대한 비관론, 11월 미 대선 관련 정치 리스크 등 명시적인 부정적 요인이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증시는 위기보다 기회가 더 크게 주어지겠지만 그렇다고 국내 증시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설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상고하저·상저하고' 놓고 엇갈려…"이익반등 업종에 집중하라"
코스피가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상고하저'를 나타낼지, 반대로 하반기에 힘을 발휘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지에 대해 관측이 엇갈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재고순환 사이클 회복과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코스피 상승세가 기대되고,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을 앞둔 경계감과 경기 사이클의 하강 국면, 2025년 증시 이슈들이 부담될 것"이라며 '상고하저'에 한표를 던졌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중 기업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에 따른 지수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후 연준이 내년 6월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데, 이후 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상반기 우세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대신증권은 코스피 방향성이 '상저하고'가 될 걸로 전망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상저하고·전약후강' 패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 1분기 중반부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란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유지하면 미국 경기 불안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려 변동성을 자극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과 중앙은행 간의 눈높이가 조정되고 내년 하반기 실질적으로 금리 인하 국면이 전개될 시 반도체 업황 개선까지 더해지며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투자전략으로는 이익 개선 업종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내년에는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업종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실적·업황 측면에서 명확한 방향성과 시장 주도력을 보여주는 업종은 반도체·인터넷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도체·인터넷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되 "하반기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 자동차와 2차전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고, 1분기 중반∼2분기 코스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일시적으로 내수주·방어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노동길 연구원도 "이익 턴어라운드(반등)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를 비롯해 유틸리티, 조선, 화학, 호텔·레저, 2차전지 등을 이익 증가율 상위권 업종으로 추천했다. 반면 운송, 자동차, 은행, 보험의 이익 증가율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표] 주요 증권사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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