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의 한국, 아시안컵 준우승하길" 토트넘 감독 '깜짝 농담'... 8년 전 '악연'도 꺼냈다

박건도 기자 2023. 12. 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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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프리시즌 기자회견에 참석한 포스테코글루(왼쪽) 감독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앙제 포스테코글루(58)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손흥민(31)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를 언급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8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AFC 아시안컵 질문을 받고 손흥민(31)에게 얄미운 농담을 했다"라고 조명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마타 파페 사르(21)와 이브 비수마(27)는 국제 대회를 위해 한동안 토트넘 선수단에서 빠진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으로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들었고 사르와 비수마는 각각 세네갈과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으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는 29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네이션스컵과 아시안컵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내가 우승한 것은 알지 않나"라며 미소짓더니 "손흥민은 또 준우승을 차지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8년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은 호주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조국 호주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호주와 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한국은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준우승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손흥민이 또 호주에 져서 2위에 머물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감독 부임 후 프리시즌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아시안컵 맞대결을 언급한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왼쪽) 감독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을 안아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다만 토트넘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최근 주축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으로 선수단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주전 선수인 제임스 매디슨(26)과 미키 판 더 펜(22)은 지난 11월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24)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와중에 일정은 빡빡하다. 토트넘은 29일 브라이튼전 후 31일 AFC본머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치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두 경기를 치른다.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라며 "다른 구단들도 겪는 문제다. 꽤 오래전부터 겪었다. 토트넘 내부에서 취하고 있는 태도는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부상 선수들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판 더 펜은 1월쯤 복귀가 기대된다. 로메로는 4, 5주간 결장이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판 더 펜은 첼시전 전반전 도중 햄스트링을 붙잡으며 쓰러졌다. 같은 경기에서 매디슨은 발목 부상으로 교체됐다. 로메로는 퇴장 징계를 받으며 한동안 결장하더니, 복귀 후 햄스트링 부상이 터지며 1월까지 결장할 예정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줄곧 손흥민을 극찬해왔다. 이번 인터뷰에서 뼈있는 농담을 건넬 수 있었던 이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팬 포럼 행사 당시 "손흥민은 환상적인 선수다.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라며 "훌륭한 인간이기도 하다. 감독들은 팀의 리더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2023~2024시즌 시작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 주장 완장을 맡겼다. 토트넘 역사상 최초 한국인 주장이다.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잘 알고 있었다. 호주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호주 내 프로팀들을 맡으며 손흥민의 소식을 꿰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른 팀에 있을 때도 손흥민을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 지켜본 선수다. 아시아 출신 지도자다. 지역 사회에서 손흥민의 위상도 많이 느꼈다"라고 치켜세웠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30)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었지만, 올 시즌 스트라이커로 나서 토트넘 상승세를 견인했다. 첫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거둔 토트넘은 선두권 경쟁까지 치고 올라갔다. 최근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살짝 주춤해 4위까지 처졌다.

캡틴의 희생이 빛나고 있다. 손흥민은 히샤를리송(26)이 복귀하자 측면 공격수로 다시 돌아갔다. 히샤를리송은 3경기 4골을 몰아치며 부활을 알렸다. 손흥민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파괴적인 모습을 뽐내고 있다.

토트넘은 상승세 일등공신인 주장에 보답하려 한다. 스포츠 매체 '팀 토크'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와 파격적인 재계약을 준비 중이다. 2021년 손흥민은 토트넘과 계약 기간을 2025년 여름까지 늘린 바 있다.

한때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휩싸였던 손흥민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SPL)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네이마르(알 힐랄) 등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했다. 손흥민은 지난 7월 A매치를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믹스드존에서 "한국의 주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과거 기성용(FC서울)이 "한국의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를 인용한 대답이었다.

지난 9월에도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재계약 가능성을 주목했다. 영국 '90min'은 "토트넘은 구단의 새로운 주장 손흥민과 장기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에 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지 소식과 달리 재계약은 미뤄지고 있는 듯하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를 쓰고 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 부트(득점왕)를 석권했다.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공동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후반기 득점을 몰아치던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극적인 득점왕에 올랐다.

최근 손흥민의 행보는 EPL 사무국에서도 주목한 바 있다. 감동적인 사연으로 축구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지난 20일 EPL은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과 추억을 만들었다"라며 한 영상을 공개했다.

2015 아시안컵 결승전 득점을 터트린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팬의 편지를 직접 읽어나갔다. EPL에 따르면 손흥민은 10년간 암 투병 중인 토트넘 팬 지미와 그의 쌍둥이 딸 탈리아, 엘리아나와 만났다. 영상 속 손흥민은 편지를 읽다 감정이 북받친 듯 "다시 읽어도 될까요"라는 질문 후 잠시 고개를 숙였다.

영상에 따르면 토트넘 팬 지미는 밴을 몰고 직접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경기를 볼 정도로 열성팬이었다. 두 딸은 ""불행하게도 이미 그의 림프절과 간으로 암이 전이됐다. 완치가 어려운 것도 알고 있다"라며 "아버지는 엄청난 토트넘 팬이다. 우리는 축구가 힘든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소라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 많은 경기를 함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팬의 사연에 손흥민이 직접 움직였다. EPL 사무국은 "손흥민은 홋스퍼 웨이 훈련장에 지미를 초대했다. 쌍둥이 딸들에게 편지로 답장을 보냈다"라며 "손흥민은 훈련장에 예기치 못하게 등장했다. 지미와 가족들도 놀랐다. 손흥민은 가족들과 포옹하며 이야기를 나눈 뒤 지미를 위해 7번 유니폼에 사인을 했다. 지미는 에메르송 로얄(24), 페드로 포로(24), 벤 데이비스(30) 등 그의 영웅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라고 알렸다.

한창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 손흥민은 한동안 토트넘을 떠난다.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1월부터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황금 세대를 맞은 한국은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린다. EPL 득점 공동 3위의 손흥민(11골)을 비롯해 두 자릿수 득점을 터트린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10골), 빅클럽 주축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이 포진했다. 클린스만호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망)도 중원에서 힘을 보탠다. 세르비아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한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기세도 매섭다.

주축 스트라이커들도 힘을 내고 있다. 조규성(미트윌란)은 소속팀을 덴마크 수페르리가 전반기 1위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팀 내 최다 득점(8골)이자 덴마크 리그 전체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다. 오현규(셀틱)도 최근 멀티골을 터트리며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주 국가대표팀이 결승전 한국에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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