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탈환→협상 유리한 고지…"美, 우크라 전쟁 전략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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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의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6일 요미우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가 이달 실시한 조사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위해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은 19%를 기록, 전쟁 시작 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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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의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를 상대로 한 반격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추가 지원도 위태로워지자 영토 탈환 대신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얻는 것으로 전략의 초점을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쟁 발발 2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국내외 상황은 불안정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사안에 정통한 미국 행정부 관리 및 유럽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반격에 투입됐던 우크라이나 군 병력을 강력한 방어 위치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토 탈환 대신 현재 확보한 영토 방어에 중점을 두면서 우크라이나의 자체 방위산업 재건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병력 자원을 지키는 동시에 러시아의 진전을 어렵게 만들어 향후 협상 시 러시아로부터 최대한의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 전환은 향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전쟁이 협상을 통해 끝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우크라이나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길 바란다"고 귀띔했다. 폴리티코는 협상을 통한 해결 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넘겨줄 수 있단 의미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백악관이나 미국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전략 변화를 시사한 적은 없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평화협상에 대한 논의는 시작됐지만 바이든 정부로선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공식적으로 물러서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선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전략 변화를 신호했다고 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쟁이 거의 2년에 다다랐지만 우크라이나가 강하고 자유롭다는 것은 이미 엄청난 승리"라고 말했는데, 부분적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의 출구를 찾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가을부터 서방에 휴전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사안에 정통한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현재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휴전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당초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를 물리치고 승리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2월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이 커진 데다 올해 6월 큰 기대를 모았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류가 변했다.
설상가상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614억달러(약 79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도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통과되면서 바이든 정부가 강경한 국경 정책을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구체적인 승리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유럽연합(EU)에서도 500억유로(약 71조원) 지원 패키지가 헝가리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전쟁을 두고 회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6일 요미우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가 이달 실시한 조사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위해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은 19%를 기록, 전쟁 시작 후 가장 높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영토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응답은 74%로 처음으로 80%를 밑돌았다. 특히 러시아 공세에 노출된 동부 지역의 경우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응답이 25%를 차지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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