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돌풍의 팀 빌라·지로나·레버쿠젠…‘축구는 감독 놀음’ 증명
2023~2024시즌 유럽 축구는 유독 돌풍의 팀들이 많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전통의 강호를 잡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에 오른 애스턴 빌라,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깜짝 선두 경쟁 중인 지로나, 16경기 무패(13승 3무) 1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레버쿠젠(독일)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새 감독이 들어선 이후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유럽 축구도 결국 감독 놀음임을 증명하고 있다.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만 4번 우승한 트로피 수집가다. 앞서 지난해 4월 비야레알(스페인)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까지 진출시킨 그는 빌라 부임 첫 시즌인 2022~2023시즌 팀을 7위에 올려놓으며 12년 만에 유럽 클럽 대항전(컨퍼런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도 돌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에메리 사령탑 체제에서 빌라는 유연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에메리 감독은 4-4-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되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빠져 플레이하고, 풀백을 활용해 공격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등 선수들의 자리를 수시로 바꾼다. 발 빠른 공격수 올리 왓킨스를 앞세워 뒷공간을 노리는 한편 수비할 때에도 공격수들의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통해 수적 우위를 가져간다. 볼소유권을 다시 찾으면 측면 미드필더 한 명이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면서 4-4-2전형에서 탈피하는데, 그 사이 중앙 미드필더는 측면에서 공격수와 풀백 사이 넓어진 간격을 커버한다. 전임 스티븐 제라드 사령탑 체제에서 흔들렸던 수비도 안정을 찾으면서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지로나 돌풍 배경에도 감독이 있다. 2021년부터 지로나 지휘봉을 잡은 미첼 감독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모든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아약스(네덜란드)를 떠난 뒤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 제안을 밭았던 수비수 데일리 블린트마저 미첼 감독과의 대화 뒤 지로나행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말할 정도로 선수들이 믿고 따른다.
전술적인 역량도 뛰어나다. 미첼 감독은 수비보다는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팀을 재정비했다. 그는 윙어와 풀백이 넓게 벌려선 4-2-3-1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삼아 측면에서 공격할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풀백이 바깥쪽에 있으면 윙어가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때로는 반대편 풀백까지 들어와 상대 수비 혼란을 유도한다. 윙어들은 박스 근처에서는 상대 수비수에게 적극적으로 일대일 싸움을 걸고, 슈팅·크로스 기회를 만들거나 파울을 유도한다. 센터백들도 후방 빌드업시 모여있기보다는 넓게 찢어져 골키퍼와 풀백 사이의 삼자패스를 도우며 공격 작업을 원활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 결과 지로나는 리그 최다 득점(42골) 팀으로 우뚝 섰고,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동률(45점)에 골 득실에서 뒤진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레버쿠젠 돌풍 배경의 요인도 감독이 첫 손에 꼽힌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레버쿠젠 지휘봉을 잡아 6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팀을 유로파리그에 진출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리그 최소 실점(12골), 최다 득점 2위(46골) 등 수치가 말해주듯 공수 양면에서 균형 잡힌 전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어냈다.
알론소 감독은 3-4-3을 기본으로 하되 포백을 혼용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핵심은 빌드업 축구로 상대를 끌어들여 중앙과 측면에 침투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수비라인을 높이고, 박스 안에서 킬패스 한 방으로 득점 확률을 높인다. 알론소 감독은 특히 패스 능력이 뛰어난 풀백 알렉스 그리말도와 제레미 프림퐁,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어떤 상황에서도 삼각 편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동선을 잘 짜 상대가 알고도 당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후반기에도 이런 기세가 이어진다면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깨고 우승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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