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주가조작 의혹과 검찰 수사도 수사 대상

탁지영 기자 2023. 12. 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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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회 본회의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엔 해석의 여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김건희 특검법)은 주가조작 의혹뿐 아니라 주가조작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다른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김 여사 및 가족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기타 상장회사 주식 등의 특혜 매입 관련 의혹 사건이다.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 지난 2월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공범의 불법 행위도 추가로 수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도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3년 간 수사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종결을 하지 않고 있는 검찰 수사도 특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이 수사 범위에 포함되므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도 특검의 의지에 따라 수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해석의 여지가 있다. 아마 특검이 누가 되시느냐에 따라서 의지를 가지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법은 대통령 자신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국민의힘)를 제외한 교섭단체(더불어민주당)와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정당 중 의석이 가장 많은 정당(정의당)이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규정했다. ‘대통령이 소속되었던’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위해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는 꼼수를 부리지 못하게 했다.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정당들’을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정당 중 의석이 가장 많은 정당’으로 수정해 정의당(6석)이라는 것을 명료히 했다.

국회의장은 법 시행일로부터 3일 이내에 1명의 특검을 임명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청해야 한다. 특검 후보자 추천 권한을 가진 정당은 10년 이상 재직한 변호사 중에서 2명을 특검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그 중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특검팀에 파견되는 검사는 20명이다. 특검은 임명된 날로부터 20일 동안 수사 준비를 하고 7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 차례에 한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한 ‘사건의 대국민 보고’ 조항은 포함됐다. 법안은 특검 또는 특별검사의 명을 받은 특별검사보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관한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지난 3월24일 발의돼 지난 4월 야당 주도로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80명 중 찬성 180명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검사 출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와 “이 법안은 수사 대상이 무한정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역대 특검법안이 규정한 수사대상을 보면 수사 대상은 특정 사건과 관련 사건으로 되어있다”며 “다른 특검법안과의 형평성, 비례성의 원칙에서 볼 때 위헌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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