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정조준한 '대륙의 실수'…샤오미, 애플 앞서 전기차 출시
내년 1월 순수전기차 SU7(Speed Ultra 7)을 공식 출시하는 샤오미가 신차의 외관과 스펙, 독자적 자율주행시스템을 대중에 공식 공개했다. 경쟁사 애플과 소니 등도 전기차 개발에 나선 가운데 한 발 앞선 독자적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뽐낸 샤오미는 전기차 글로벌 1위 테슬라를 경쟁 상대로 설정하고 정조준했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CEO는 28일 오후 2시(중국시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샤오미 전기차 기술 발표회'를 개최했다. 레이쥔 CEO는 이날 시종 테슬라 모델S와 SU7을 비교하며 "테슬라, 포르쉐와 경쟁하는 드림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메운 샤오미 유저들과 중국 현지언론은 레이쥔 CEO의 발표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레이쥔은 "향후 15~20년 안에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가 되고 싶다"며 "시간이 아무리 많이 걸리더라도 핵심기술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할 것이며, 보기에도 좋고 운전하기 쉬우며 편안하고 안전한 스마트 공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초 판매될 SU7을 뛰어넘는 신차 출시도 예고했다. 레이쥔은 "2만7200rpm 성능의 전기모터인 샤오미 슈퍼모터 V8s를 개발했다"며 "출력밀도가 테슬라나 포르쉐보다 높은 모델이며, 자체 연구 및 생산을 통해 2025년 출시될 모델에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의 순수전기차 신차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경쟁사인 애플보다 먼저 독자적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지위를 보더라도 독자적 생태계 구축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가 아이토 등의 신통찮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전기차를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샤오미는 지난 2021년 3월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10년간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구인력만 3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공식 발표회를 두 시간여 앞둔 이날 정오 신차의 공식 사진도 최초 공개했다. 그간 콘셉트카와 스파이샷 등이 유출된 바 있으나 공식 사진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미는 첫 사진에 개성있는 걸프 블루 색상을 선택, 대중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차체는 포르쉐를 연상시키는 쿠페 스타일이다. 삼각형 헤드라이트와 LED 조명군이 전면에 배치됐다. 꽁무니엔 전동 리어 스포일러를 달았다. 운영 시스템은 샤오미 자체 OS인 하이퍼OS를 쓴다. 배터리는 73.6kWh와 101kWh의 두 가지 옵션이며 회사가 밝힌 최대 주행 거리는 한 번 완충에 최대 800km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샤오미뿐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의 글로벌 IT기업들이 일제히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가운데 기존 모빌리티 기업들과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샤오미의 발표회 전날인 27일에도 지리자동차가 새 전기차 모델 크립톤007을 내놨고,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평을 받으며 주가가 6%가량 상승했다.
중국 밖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속속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애플은 2026년을 목표로 애플카를 개발 중이며 관련 특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니도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 아필라를 개발 중이다.
IT업계에선 절대강자 중 하나인 샤오미지만 전기차 시장 연착륙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일단 초기수요에 대해서는 우호적 해석이 많다. 중국 국태군안증권은 "이미 확보된 고객충성도와 이에 따른 초기 고객 유입, 샤오미가 이미 구축한 스마트 생태계 등은 초반에 우호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쟁력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건 다른 얘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무조건 뛰어들어도 성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샤오미의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출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서구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장벽을 둘러치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해외 판매가 당장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
내수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중국 정부가 경쟁력 있는 플레이어만 남기기 위해 사실상 전기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건 공공연한 얘기다. 샤오미 입장에선 비빌 언덕인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가 꼭 필요하다. 샤오미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 2분기 기준 14% 정도다. 애플은 16%다. 스마트폰 충성도가 OS를 공유하는 전기차 구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가격도 변수다. 샤오미는 이날 SU7의 가격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약 30만~40만위안(약 5435만~7247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중신증권은 "SU7의 사이즈를 감안할 때 15만~40만위안대가 비교적 경쟁력 있는 판매가격"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XX 되는 거지"…이선균 협박한 유흥업소 여실장 카톡 공개 - 머니투데이
- 이선균 "난 정말 용 됐다, 연기는 일기"…생전 마지막 인터뷰 공개 - 머니투데이
- 결혼하고도 성관계 피한 남편 알고보니…"건강 문제에도 약 거부" - 머니투데이
- '이혼' 박지윤 "죽어야 끝날까 하는 순간 있었다"…故이선균 애도 - 머니투데이
- "한달 뒤 31억 사라져요"…경기도 화성서 로또 1등, 주인은 - 머니투데이
- "이건 달라" 빨간불 올라탔다가…'-40%' 하루만에 얼어붙은 개미 - 머니투데이
- 채림 "이제 못 참겠는데"…전 남편 가오쯔치 관련 허위 글에 '분노' - 머니투데이
- "13살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쓰러져"…'8번 이혼' 유퉁, 건강 악화 - 머니투데이
- 코스피, 블랙먼데이 이후 첫 2400선 붕괴…대형주 혼조세 - 머니투데이
- 한번 오면 수천만원씩 썼는데…"중국인 지갑 닫아" 면세점 치명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