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없었으면, SF가 최종 목적지" 야마모토 이정후 동료 될 수 있었다...에이전트가 밝힌 '4205억 빅딜' 비하인드
[OSEN=조형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품을 수 있었다.
야마모토의 협상을 대리했던 와서맨 에이전시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야마모토의 다저스 입단식이 끝난 뒤 협상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일부 전했다.
야마모트는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4205억 원)의 초대형 계약에 사인했다. 다저스는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했다. 3억2500만 달러의 계약 중 5000만 달러가 계약금이고 6년차와 8년차 시즌이 끝나고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됐다. 3억2500만 달러는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이었다.
울프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정도까지 복잡하고 어려웠던 협상은 없었다"라면서 야마모토 계약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토로했다.
이어 계약기간 12년, 총액 3억 달러 이상의 조건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놀랐다"라면서도 "구단들은 야마모토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고 있다. 그는 다른 투수들과는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뉴욕 메츠가 12년 3억2500만 달러 조건을 먼저 제시했고 양키스가 10년 3억 달러를 베팅했다. 그 다음에 다저스가 메츠와 같은 계약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야마모토는 다저스를 최종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기고 싶은 팀과 함께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지금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전체 협상 과정에서 다저스가 그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타니의 지불유예로 선수들이 다저스의 프런트 만큼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느꼈다. 그게 다저스를 선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라면서 오타니의 지불유예에서 비롯된 우승에 대한 열망이 다저스의 느껴졌다고 설명하면서 "지금의 승리, 그리고 미래의 승리가 다저스와 계약한 핵심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다저스와 만남을 가진 야마모토는 이곳에서 오타니 외에도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등 다저스 주축 선수들과도 마주했다. 야마모토는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는 것을 느꼈다. 구단 사람들도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로 보여 앞으로 몇 년간 야구 인생을 맡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팅 때 다저스와 계약 결심을 굳혔다고 답했다.
월드베이스볼오타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오타니는 일본인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선수다.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오타니의 존재가 다저스 계약의 전부는 아니었다. 아마도 오타니가 다른 팀으로 갔더라도 다저스와 계약 했을 것이다”라면서 오타니의 존재가 다저스와 계약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전했다.
미팅 자리에서 오타니의 한마디도 결정타였다. 야마모토는 “야구장에서 만났을 때 ‘후회 없는 결정을 내려라’고 말해줬다. 또 그 자리에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말도 해줬다”고 전하면서 다저스로 결심을 굳힌 이유를 설명했다.
울프는 막판 금액적인 협상 과정에 대해 "대부분의 구단들이 협상이 진행되면서 계약 기간이나 총액이 커지면서 탈락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전 구단이 야마모토를 감동시켰다"라면서 메츠와 양키스 뿐만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구단들을 거론했다.
울프는 특히 야마모토가 샌프란시스코로 향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울프는 "야마모토는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가 오사카(오릭스의 연고지)와 분위기를 연상케 했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했다고 생각했다. 구단도 열렬한 구애를 펼쳤다"라면서 "만약 다저스가 움직이지 않았으면 야마모토는 샌프란시스코가 최종 목적지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라고 강조했다.
오사카는 야마모토에게 특별한 도시다. 오릭스 버팔로스의 연고지가 바로 오사카. 야마모토는 오사카에서 영광의 시대를 이룩했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했다. 지명 당시만 해도 특급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프로 입단 후 폭풍 성장했다. 2017년 1군 데뷔 후 구원으로 시작해 2019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변신, 빠르게 정상급 투수로 자리잡았다.
올해까지 일본프로야구 7시즌 통산 172경기 897이닝 70승29패1세이브32홀드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922개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2019년 평균자책점 1위, 2020년 탈삼진 1위에 이어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등 투수 4관왕을 해냈다. 올해도 23경기 164이닝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탈삼진 169개로 활약했다.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받으면서 노히트노런도 두 차례 달성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오사카 모두 항구도시다. 비슷한 도시 느낌 속에서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는 야마모토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이정후 만큼이나 야마모토에 진심이었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10월 초,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서 진행하는 ‘자이언츠 토크’라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야마모토는 세계 최고의 선발 투수다. 운동 능력과 구위, 커맨드 모두 엄청난 조화를 이룬다. 마운드 위에서 정말 잘 던지고 결과는 훌륭했다. 그는 평균 이상의 구위를 갖고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곳에 모든 구종을 던진다”라면서 “오늘날 우리는 구종의 특성과 구속에 대해 걱정하곤 하지만, 한 단계 높은 무대에서 실행하는 것을 보는 것은 다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고 인상적인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무엇보다 스타가 필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양키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등 슈퍼스타들과 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에게 9년 3억6000만 달러 계약을 제시했는데 같은 조건을 제시한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에게 밀렸다. 이후 카를로스 코레아와도 13년 3억5000만 달러 조건에 합의를 해놓고 메디컬 테스트 이슈로 계약이 파기됐다.
그리고 올해 오타니 영입전에도 참전했다가 다저스에 패했다.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 베팅에 똑같이 응했지만 오타니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스타 갈증을 해소했다. 여기에 야마모토까지 더하려 했지만 야마모토의 선택도 결국 다저스였다.
샌프란시스코로서는 과거 뉴욕 시절부터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라이벌 관계인 다저스와 오프시즌 전투에서 매번 패퇴하는 게 굴욕적일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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