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보다 2.3배 많은 부채...“역대 최고치 경신”
GDP 대비 민간신용 227%, 사상 최대
기업대출 증가세 뚜렷...선진국은 하락
연체율 등 가계부문 리스크 커져
한은 “가계대출, 적정선에서 관리해야”
28일 한은이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은 올해 3·4분기 말 227%로 추정돼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지난 2020년 1·4분기 200%를 넘어선 민간신용 지난 2022년 1·4분기부터 220%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금리 영향에 올해 1·4분기에는 224.5%로 다소 주춤했지만, 2·4분기(225.7%)부터 다시 상승세다.
가파른 민간신용 비율 증가세는 기업대출이 견인 중이다. 올해 3·4분기 기업대출과 채권 등을 명목 GDP와 비교한 수치인 기업신용 비율은 125.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101.3%)과 비교해 22.7%p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선진국은 89.9%에서 88.8%로 하락했고 신흥국은 4.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업신용 비율은 지난 2018년 1·4분기(93.2%)부터 23개월 연속 오름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은행권의 기업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이 41.7% 늘어나는 동안 상호금융이 140.9%, 여신전문금융회사가 71.4%, 저축은행이 65.9% 급증하며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지난 2019년말 25.7%에서 올해 9월말 32.3%로 상승했다.
민간신용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스템의 단기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달 19.3(주의단계)로 집계됐다. 지난 5월 17.8에서 7월 17.1로 떨어진 이후 넉 달 연속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인 24.3보단 낮지만 여전히 주의 단계인 12를 넘는다.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도 역대급으로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은 소비와 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1053조원까지 확대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 비중에서 취약 차주의 비중이 커지며 부실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 9월말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은 차주 수 기준은 12.4%(38만9000명)로 지난해 말보다 1.4%p 증가했다. 대출잔액 기준으로도 11%(116조2000억원)로 집계되면서 1.2%p 상승했다. 이에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연체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도 9월말 2.47%로 지난해 말(1.35%)보다 1.13%p 늘었다.
그러나 한은은 가계대출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상환능력이 양호한 고소득 차주의 대출 비중은 1·4분기 55.7%에서 2~3·4분기에는 61.6%로 확대되는 동안 저소득 차주의 대출 비중의 경우 같은 기간 11.4%에서 9.3%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여력 축소로 성장을 저해하고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기에 가계대출 증가폭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봤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고소득층이 빌려가기 때문에 상당히 안정됐으나 전세 대출과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 등에도 큰 틀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적용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대책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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