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한 날...밖에서 '이렇게 운동'하면 사망률 ↑

먼지 농도뿐만 아니라 운동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져

미세먼지는 여러 측면에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 농도가 같더라도 운동 강도에 따라 사망 위험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미세먼지가 높을 때 한 격렬한 운동은 되레 사망률을 높였다는 결과도 함께 나와 연구팀은 주의를 당부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2009~2012년 12월까지 회당 30분 이상의 신체 운동을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 8만1326명을 대상으로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와 운동 강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이 설정한 중등도 운동이란 평소보다 숨이 조금 더 차는 정도의 운동을 말하며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이 해당한다. 반면 고강도 운동은 숨이 많이 가쁠 정도의 운동을 일컫는다. 여기에는 달리기, 등산 등이 포함된다.

의사들은 대기 질 지수가 나빠지면 야외운동을 제한하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심혈관계와 호흡기 등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같은 정도의 대기 질이라 하더라도 운동 강도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 결과 연평균 미세먼지가 54.5㎍/m³ 이하인 저농도 지역에서 중등도, 고강도 운동은 모두 수명 연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한 노인의 전체 운동량 중 중등도 운동 비중이 10% 증가하면 사망 위험률이 2.3% 감소했고, 고강도 운동의 비중이 10% 증가하면 2.8% 줄었다.

반면 연평균 미세먼지가 54.5㎍/m³ 이상일 때는 운동 강도에 따라 사망 위험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미세먼지 고농도 지역의 노인이 중등도 운동 비중을 10% 높이면 사망 위험률이 4.8% 감소했지만, 고강도 운동 비중을 같은 정도로 올리면 오히려 사망 위험률이 4.9% 증가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정보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야외운동을 지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다만 고농도 미세먼지로 대기 질이 나쁜 상황에서의 고강도 운동은 실내에서 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술지 《메이요클리닉 프로시딩(Mayo Clinic Proceedings)》 최신 호에 실렸다.

임종언 기자 (eoni@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