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올해 인도량 목표 달성?…내년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올해 인도량 실적이 연초 세운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내년에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14명의 평균 예상치에 따라 테슬라는 4분기 인도량 약 47만3000대를 포함해 연간 182만대의 차량을 인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약 37% 증가한 수치로 테슬라가 올해 초 밝힌 연간 인도량 목표 약 180만대에 부합한다. 다만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월 연간 200만대를 달성할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한 점과 지난 수년간 “연평균 50%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힌 점을 들어 올해 인도량이 머스크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연간 인도량 실적은 내년 1월 2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월가는 올해 실적에도 테슬라가 내년에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먼저 미국과 독일에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을 문제로 꼽았다.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차종인 ‘모델3’ 기본형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내년부터 미국 정부가 주는 7500달러(약 971만원)의 세금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테슬라는 유럽연합(EU)이 시행키로 한 중국산 전기차 반 보조금 조사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모델3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추가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렇게 되면 판매 이익률(마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계속 사이버트럭 생산량을 늘리고 더 저렴한 자동차 출시를 준비하면서 마진에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이와 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자이람 네이선은 테슬라의 내년 인도량 추정치를 종전 214만대에서 204만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차량 판매 1대당 평균 수익이 전년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 분석업체 비저블알파의 설문조사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내년 인도량을 평균 220만대로 예상하면서도 새로 출시된 픽업트럭 ‘사이버트럭’과 모델3의 새로운 버전만으로는 수요를 늘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독일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이매뉴얼 로스너는 테슬라의 기업설명(IR) 책임자인 마틴 비에차와의 대화 내용을 인용해 “테슬라는 자사가 현재 저성장기에 접어들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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