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용 'MS 코파일럿' 사용해 보니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2023. 12. 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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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토어에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앱이 등록됐다 (출처 : Google)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등장했다. 12월 19일(현지시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코파일럿 앱이 정식 등록되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코파일럿을 써보게 됐다.

코파일럿은 정보를 찾아보는 데 최적화된 AI다. 2023년 2월 '빙 챗(Bing Chat)'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면서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다. 초기 빙 챗은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었으며, 8월 다른 브라우저에서도 실행되게 개선했다. 11월에는 이름을 빙 챗에서 '부조종사'를 뜻하는 코파일럿으로 바꿨다.

안드로이드용 '코파일럿' 핵심 기능은?

코파일럿 앱의 주요 기능 (출처 : Microsoft)

안드로이드 앱은 빙 챗이 코파일럿으로 바뀐 지 한 달 만에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서 출시한 빙 챗 앱을 코파일럿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빙 챗 앱을 그대로 두고 코파일럿 앱을 별도로 출시했다.

빙 챗과 코파일럿의 핵심 기능은 비슷하다. 두 앱 모두 GPT-4를 기반으로 만든 서비스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이메일·대본·이력서 등 각종 텍스트 초안을 작성하며 △요청한 이미지를 생성하고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음악을 추천하거나 농담을 주고받고 간단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코파일럿 앱을 설치한 경우 안드로이드용 엣지 브라우저, 마이크로소프트 스위프트키(SwiftKey) 키보드 앱, 스카이프(Skype)를 실행하면 코파일럿을 확장 프로그램처럼 사용할 수 있다.

코파일럿 앱, 직접 사용해 보니

코파일럿 앱 메인 화면. 대화 스타일은 3가지 중에서 용도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스마트폰에 코파일럿 앱을 설치해 봤다. 메인 화면에서 코파일럿과 대화할 수 있는데, 화면 하단에서 입력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가운데 마이크 모양 버튼을 누르면 음성 인식으로 질문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 질문을 직접 입력하려면 하단 가장 오른쪽에 있는 키보드 버튼을 누르면 음성 인식 아이콘 대신 텍스트 입력 창이 나타난다. 오른쪽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질문할 때 이미지를 첨부할 수 있다. 사진에 나온 물건의 이름을 찾거나 수학 문제를 찍어 정답을 알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다.

대화 스타일마다 동일한 질문을 한 모습. 왼쪽부터 '창의적인' '균형 있는' '정밀한' 옵션이다.

대화 스타일은 어조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창의적인' 옵션은 GPT-4 기반의 대화형 답변을 제시한다. '정밀한' 옵션은 답변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대신 미사여구가 줄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답변을 원한다면 '균형 있는' 옵션을 고르면 된다. 각 옵션은 말풍선 색깔로 구분할 수도 있다. 창의적인 옵션은 보라색, 균형 있는 옵션은 파란색, 정밀한 옵션은 청록색으로 표시된다.

세 가지 옵션에 동일한 질문을 해 봤다. 답변 내용은 비슷했다. 창의적인 옵션은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나뉘며, 균형 있는 옵션은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줬다. 정밀한 옵션이 제시한 답변은 사람이나 책보다 설명서에 가까웠다. 세 가지 옵션 모두 답변에서 중요한 내용에는 해당 정보를 가져온 출처가 연결돼,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지 판별하려면 바로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대화 스타일에 따라 생성 이미지 그림체도 조금씩 다르다

이미지 생성 기능도 사용해 봤다. 우주여행 중인 고양이 일러스트를 그려달라고 요청하자 옵션에 따라 서로 다른 분위기의 이미지가 생성됐다. 창의적인 옵션은 2D 일러스트에 가까웠으며, 균형 잡힌 옵션은 미술학원에서 볼 법한 그림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밀한 옵션은 실제에 가까운 유화 느낌을 줬다. 이미지 생성 기능에도 옵션의 영향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정보에 따라 적합한 옵션 달라

대화 스타일에 따라 답변 방식과 어조가 달라진다

코파일럿으로 얻고 싶은 정보 종류에 따라 최적화된 옵션이 갈렸다. 창의적인 옵션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거나 조건을 비교해야 하는 질문에 적합했다. 빙 챗과 코파일럿의 차이를 묻는 말에 상당히 논리정연한 답변을 제시했다. 정밀한 옵션은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 어울렸다. 1월에 갈 만한 동남아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3개 국가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고 관광 순서까지 짰다. 게다가 여행지에 따라 가기 좋은 계절을 추천하는 등 미리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추가로 알려줬다.

하지만 코파일럿이 항상 다양한 정보를 가져다주진 않았다. 균형 잡힌 옵션으로 설정한 뒤 코엑스에서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한 블로그에서 정리한 글을 그대로 가져다 요약했다. 만약 코파일럿이 참조한 블로그가 허위 정보를 게시했다면 완전히 잘못된 답변을 할 가능성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이 AI 기반 서비스다 보니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여주거나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AI가 여러 검색 결과를 비교해 보면서 스스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무료라는 게 장점, iOS 버전 출시는 '미정'

코파일럿은 다른 AI 서비스와 달리 무료로 제공된다. 대신 질문은 하루 30회까지만 할 수 있다. 횟수는 옵션마다 별도로 세기 때문에 세 가지 옵션을 모두 활용한다면 질문을 하루 90번 할 수 있는 셈이다.

2023년 12월 기준 코파일럿 앱은 안드로이드에만 출시됐다. iOS 버전 개발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애플 앱스토어에도 빙 챗 앱이 배포되는 것으로 보아 향후 코파일럿도 iOS 버전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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