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비서·정책·안보 '3실장' 전면 교체

물러나는 김대기 "임기 3분의1이면 소임 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후임으로 이관섭 정책실장을 지명했다.

김대기 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비서실장 교체를 포함해 국가안보실장에 장호진 외교 1차관을 임명하는 등 정무직 인선을 발표했다. 김 실장 사퇴에 따라 3실장이 모두 교체된 것이다.

김 실장은 자신의 사임 배경과 관련해 장기간 실장직을 수행해 온 데 따른 자연스러운 교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연말이면 인수위 때부터 비서실장을 한 지 20개월을 좀 넘어간다. 20개월이면 대통령 임기 3분의 1"이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예를 보더라도 비서실장은 임기 중 3명 이상이었다"며 "20개월 정도 하면 소임은 다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생각해보시죠"라고 하다가 지난 26일에 승인해줬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공직에) 다섯번 째 근무했지만 지금처럼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적은 없었다"며 "대통령께서 저를 비서실장에 임명하고 많은 신뢰를 해줘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비서실장의 정식 교체 시점은 내년 1월 1일부터다. 김 실장은 후임자로 지명된 이관섭 실장에 대해선 "풍부한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역량은 물론, 정무감각까지 갖추신 분"이라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누구보다 잘 보좌할 것이"이라고 했다.

후임을 맡은 이 실장은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새로운 각오로 대통령님을 잘 보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관섭 실장이 자리를 옮겨 공석이 된 정책실장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를 내정했다.

김 실장은 "성 정책실장은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도 기재부, 금융위, 부처들의 정책 자문에 활발히 참여한 이론과 실무를 갖추신 정책 전문가"라며 "정부 정책의 합리적인 조율 업무를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성 내정자는 "국민들이 정말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정책을 조율해 나가고, 또 우리 한국 경제, 한국 사회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도약해 나갈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일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나가기 위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장으로 지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후임에는 임명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지명했다.

김 실장은 장 내정자에 대해 "오늘날 안보라는 것이 한 나라의 자주국방 능력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고 우방, 동맹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가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임 안보실장은 대통령의 외교 분야, 안보 분야 업무를 보좌하는데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 신임 실장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관 부단장, 북미국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거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장 내정자는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 또 우리 주변 국가와의 관계의 새로운 정립, 인태 전략, 이런 정책들을 계속 추진해 나가고, 우리 국가발전 차원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의 구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토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담대한 구상에 기반한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진정과 해결, 남북관계 정상화, 북한 인권 개선, 주요 대북 정책과 한국형 3축체계 구축이라든가 확장 억제 등에 기반한 연합 방위태세의 강화, 그리고 과학 기반 강군 육성, 복무 여건 개선, 이런 주요 국방 정책의 차질 없고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도 최대한 노력토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장 실장의 대통령실 이동에 따른 후속 인사로 외교부 1차관에는 김홍균 주독일 대사를 내정했다. 김 실장은 "주요 국가들과 양자 관계를 꼼꼼히 챙겨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