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용산 '톱3' 교체…여 한동훈체제 맞춰 대통령실 2기 정책 중심 개편
이관섭 승진 한달 만에 비서실장으로 임명
관료출신에 정무감각 갖춰 윤 신뢰 두터워
70년생 경제학자 정책실장…정책 손질·보완
외교·북핵통 안보실장 임명…2기 개편 완료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까지 용산 대통령실 참모 '톱3'를 한꺼번에 교체한 데는 인적 쇄신을 통해 여당인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와 발을 맞추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총선 정국에서 시작되는 집권 3년 차인 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체화하고, 3대 개혁(교육·노동·연금)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8일 김대기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그동안 김 실장 교체설이 꾸준히 나오긴 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을 3실(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 6수석(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수석+향후 신설 과학기술수석)체제의 '용산 2기'를 출범시키면서도 김 실장을 유임시켰다.
그러나 한달 여 만에 이관섭 정책실장을 비서실장으로, 정책실장 후임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국가정보원장으로 보내면서 공석이된 안보실장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기용, 이로써 사실상 대통령실 2기 체제 인선은 마무리됐다.
김 실장 교체를 두고 서울 강서구청장 패배, 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등의 책임을 묻는 '경질'성격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으나, 그동안 대통령실과 정치권에서는 책임론과 별개로 비서실장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는 시각들이 많았다. 임종석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도 집권 3년차 1월 초에 교체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김 실장 교체는 시점상 다른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이 '때가 됐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나"며 "역대 정부를 봐도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 인적 쇄신을 통한 정비라는 상징적 의미로 비서실장을 교체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 스스로도 28일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비서실장을 한지 20개월이 좀 넘어간다. 20개월이면 제 소임을 다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과거 예를 보더라도 비서실장은 (대통령)임기 중 3명 이상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로 신임 비서실장에 이관섭 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지난달 30일 정책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그를 승진시킨지 한달 여 만에 이뤄진 인사다.
신임 이 실장은 '정책 조율사'로 불릴 정도로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 정책에 밝은데다, 각 부처나 대통령실 내부 소통을 주도하는가 하면 관료출신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정무 감각까지 갖춘 인물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김영삼 정부, 이명박 정부때 청와대서 근무한 바 있으며 산업부 관료시절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돼 여당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윤 대통령은 당정대(당-부처-대통령실)간 조율에서 이 실장이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이 새 비서실장에 외부 인물 대신 그를 기용한데는 대통령실 운영의 연속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관섭 비서실장 체제의 정책실장은 외부에서 찾았다.
대통령실 2기 정책실장을 맡게 된 성태윤 교수는 1970년생으로, 수석급 이상 참모진 중에 가장 젊다. 정책실장은 경제수석, 사회수석, 시민사회수석실을 총괄하는 자리로, 향후 신설될 과학기술수석까지 지휘하게 된다. 경제정책은 물론 3대 개혁을 포함한 정책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성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인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에 충실한 경제학자로 평가된다. 40대의 젊은 경제학자를 정책실장으로 기용함으로써 그동안 기성 세대의 관념 중심으로 설계된 정책을 손보고, 방향성이 제대로 잡힌 정책에 대해선 국민들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보완하게 된다.
2030세대는 물론 4050 중장년층까지 지지할 만한 정책을 제시한다면, 30%대에 머물러 있는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총선에서도 젊은층 지지기반이 약한 여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렸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신임 안보실장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임명했다. 장 실장은 북미와 러시아 통(通)으로 불리는 외교전문가이면서도 외교가에서 드문 북핵 문제에도 밝아 그를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 공석이던 안보실장 인선이 예정돼 있었으나 윤 대통령은 안보실장과 더불어 비서실장, 정책실장까지 한꺼번에 임명, 사실상 대통령실 2기 체제는 완성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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