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우리집이 '붕세권'…편의점 VS 오뚜기 붕어빵 승자는
길거리 붕어빵 맛과 거의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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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탕후루 열풍이 불어닥칠 때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탕후루 열풍이 곧 끝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이유는 '이제 곧 붕어빵의 시간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유머였는지 통찰력 있는 예언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길거리 간식의 대세는 탕후루에서 붕어빵으로 넘어왔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붕어빵 파는 곳이 많이 사라져 '붕세권'이라는 말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기업들이 이런 현상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리 만무하다. 오뚜기가 올해 '꼬리까지 가득찬 붕어빵'을 출시하면서 집에서 편하게 붕어빵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편의점들도 나섰다. CU와 GS25 등이 각각 붕어빵 메뉴를 선보였다. 이미 매장 내에서 군고구마 등을 판매하기 위해 오븐을 들여놓은 만큼 편의점이 '붕어빵집'으로 바뀌는 건 어렵지 않다. 바야흐로 전국이 '붕세권'인 시대가 도래했다.
저스트 텐 미닛
물론 이들이 내놓은 붕어빵은 눈 앞에서 밀가루 반죽을 붓고, 팥을 넣어 구워내는 제품은 아니다. 이미 한 차례 구워낸 붕어빵을 냉동시킨 후 에어프라이어나 오븐, 전자레인지 등으로 데워 먹는 제품이다.
갓 만든 붕어빵의 '겉바속촉'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냉동실에 넣어 놓고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다. 상대적으로 위생적인 측면에서 뛰어나 길거리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는 게 걱정인 부모에게도 좋은 선택지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할 경우 9~10분 정도면 먹기 좋은 수준의 붕어빵이 완성된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경우 시간은 단축되지만 '구웠다'기보다는 '쪘다'에 가까운, 눅눅한 붕어빵이 된다. 실제 제품을 구매한 편의점에서도 에어프라이어 사용을 권장했다.
가격 면에서는 '개당 1000원'이 표준인 길거리 붕어빵을 의식한 게 눈에 띈다. CU의 경우 팥 붕어빵 1개 900원으로 '1000원도 안 하는' 콘셉트를 지켰다. 오뚜기는 8개입 제품의 정가가 9980원으로 개당 1220원 꼴이다. 실제로는 7000~8000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GS25 붕어빵의 경우 즉석 붕어빵은 팥과 슈크림 붕어빵을 별도로 판매 중이지만 패키지 형태의 제품은 슈크림과 팥이 함께 들어 있는 쿠캣 제품이 유일했다. 슈크림이 든 만큼 3개입 제품이 3900원으로 가장 비쌌다.
그래서 맛은요
조리 전의 외관의 경우 세 회사의 붕어빵이 큰 차이가 없었다. CU 제품이 가장 색이 또렷하고 붕어 무늬도 선명했다. GS25 붕어빵은 속의 팥이 비쳐 보일 정도로 몸통의 빵 부분이 얇았다. 소는 오뚜기 제품이 36.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CU가 31.75%, GS25 제품은 팥 15.87%, 슈크림 20.63%였다.
세 업체의 붕어빵을 함께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요리했다. 겉보기엔 비슷했지만 의외로 제품별로 맛에 큰 차이가 있었다. CU 붕어빵의 경우 세 제품 중 가장 단맛이 덜하다는 느낌이었다. 팥소는 대부분 몸통에 모여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약간 질척한 '길거리 붕어빵'에 가장 가까웠다.
오뚜기 제품은 반죽에 타피오카 전분을 넣어 쫄깃한 식감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쫄깃함이 지나쳐 붕어'빵'이라기보다는 붕어'떡'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 식감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제품명처럼 팥소가 꼬리까지 꽉 차 있어 마지막 한 입까지 만족스럽다. 타피오카 전분 때문일까. 겉껍질도 세 제품 중 가장 바삭하다.
GS25의 쿠캣 붕어빵은 다른 제품처럼 팥소가 고르게 퍼져있는 게 아니라 큐브 형태 그대로 들어 있다. 팥양갱을 그대로 넣었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성의없다고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머리와 꼬리 부분에는 팥을 찾아볼 수 없다. 슈크림이 함께 들어있는 건 이런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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