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수장들 “새해 경제회복 낙관할 수 없는 상황”
재계 ‘수익성 중심’ 의사결정 목소리
불확실성 속 ‘차별적 고객 가치’ 추구
경제단체장들이 한목소리로 내년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고 규정했다. 재계 총수들은 이런 환경을 감안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 목표를 내놨다.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28일 발표한 2024년 신년사에서 “새해에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며 “미국의 성장 둔화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올해는 경제 여건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도 “작년 우리 경제를 제약했던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경제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수출의 걸림돌이 됐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위축됐다.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분쟁이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상황의 불안이 고조됐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해가 바뀌어도 내년 1분기에는 경기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5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망치(84)보다 1포인트 하락한 83으로 집계됐다. BSI는 100 이하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2023년은 ‘헤어질 결심’을 해야 했지만, 2024년은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며 “새해 경제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선의 폭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정부를 상대로 규제 개혁을 촉구했다. 류 회장은 “정부도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손 회장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국가 기업들과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관행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들은 수익성 중심의 의사결정과 혁신을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 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의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 미리 점검하고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소비자 불편을 덜어주자는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와 경쟁사보다 ‘한 걸음 더(One more step)’ 움직일 것을 화두로 내세웠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면 차별적 고객가치를 만드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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