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4분기도 역대급 실적 전망… KB금융 ‘맑음’ 우리금융 ‘흐림’
KB금융, 사상 첫 5조원 클럽 눈앞
고금리 대출성장으로 이자이익 증가
비이자이익이 지주별 실적 ‘희비’ 갈려
올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KB금융은 사상 첫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만, 우리금융의 경우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금융지주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실적 잔치가 끝나고 순익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조3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전년(15조7312억원)과 비교하면 3.68%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50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948억원) 대비 14.9% 증가하며,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조370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6662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423억원) 대비 0.5% 소폭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3조5524억원에서 3조7045억원으로 1년 새 당기순이익이 4.3%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4분기 당기순이익이 2조8903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417억원) 대비 8.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금융지주가 역대급 성적표를 받게 된 데는 올해 들어 대출이 증가하며 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30조2433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2177억원) 대비 3.51% 증가했다. 이는 고금리 속 기업·가계대출이 함께 성장했기 때문이다. 11월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기업대출 잔액은 632조8834억원으로 1월(579조7176억원) 대비 53조163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56조5724억원에서 558조971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지주별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비이자이익이다. 올해 가장 높은 실적 성장세를 보인 KB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3조775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81억원) 대비 82.6% 늘어났다. 하나금융은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이 1조6960억원으로 전년 동기(7520억원) 대비 125.5% 급증했다. 반면 4분기 저성장으로 예상되는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조9458억원으로 32.9% 늘어났다.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이 8980억원으로 전년(9140억원) 대비 1.7% 감소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융지주 실적 잔치가 내년까지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끝나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금융에 따른 단기 실적 악화도 예상된다. 최근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압박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조원+알파(α)’ 규모의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지원액 중 50%를 내년 1분기에 집행하기로 한 만큼, 내년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의 비이자수익 확대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21년 상반기 홍콩H지수가 고점을 찍었을 때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의 만기가 내년 초부터 다가오면서 대규모 손실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내년 상반기 만기액(8조4100억원)의 손실률을 지금 상황으로 예측하면 3조8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홍콩H지수 판매 중단에 따른 투자 상품 판매 위축으로 은행권의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이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실제 금융사의 부실채권은 증가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 3분기 고정이하여신 총액은 7조4394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3997억원) 대비 37.8% 늘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아직은 양호한 편이나,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은행업권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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