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소환된 히틀러… 에르도안 "네타냐후와 뭐가 다른가"

김태훈 2023. 12. 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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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전쟁이 터진 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주민 2만1000여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를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에 빗대며 맹비난했다.

2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은 앙카라에서 열린 어느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던 도중 이스라엘과 네타냐후를 지목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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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살한 히틀러를 네타냐후에 빗대
네타냐후 "에르도안은 그런 말 자격 없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전쟁이 터진 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주민 2만1000여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를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에 빗대며 맹비난했다. 이에 네타냐후는 “에르도안이 우리에게 도덕성을 설파할 자격이나 있느냐”고 맞받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게티이미지 제공
2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은 앙카라에서 열린 어느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던 도중 이스라엘과 네타냐후를 지목해 비판했다. 그는 네타냐후를 가리켜 “당신(네타냐후)이 히틀러와 뭐가 다른가” “당신이 저지른 일은 히틀러만 못 한가” 등 질문을 던진 뒤 스스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 10월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1200명 이상을 살해하고 약 240명을 인질로 붙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에 네타냐후는 전시 내각을 조직한 뒤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퍼붓고 지상군까지 투입해 토벌작전을 펼치면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희생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전날 하마스 당국은 “개전 후 사망자가 2만1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에르도안은 독일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전쟁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수용해 이스라엘에 휴전 또는 정전을 촉구해야 함에도 독일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성토한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0월7일 하마스의 테러 직후부터 ‘독일은 영원히 이스라엘 편’이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600여만명을 학살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상대로 저지른 ‘원죄’, 곧 홀로코스트(Holocaust)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히틀러는 2차대전 기간 점령지 곳곳에 강제수용소를 짓고 유대인들을 거기에 가뒀다. 그 다수가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가스실로 보내져 생을 마감했다. 전쟁 기간 히틀러의 명령으로 학살된 유대인은 무려 600만명에 달한다.

에르도안은 “독일은 오늘날에도 과거 히틀러의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독일은 이스라엘을 향해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튀르키예는 누구에게도 빚을 지지 않았다”라는 말로 이스라엘·하마스 충돌과 관련해 튀르키예는 공정하고 당당한 태도를 취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는 에르도안의 발언을 전해들은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에르도안 정권은 자국 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자행하는 중”이라며 “자신의 정권에 반대하는 언론인들을 투옥한 숫자로 따져 에르도안은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이어 “에르도안은 우리한테 도덕성을 설파할 자격이 없다”며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테러집단으로 지정한 하마스를 칭찬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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