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짓던 '주택사업장 22곳·2만세대' 우선 보호한다
정부가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에 대한 보호막부터 설치한다. 시공순위 16위의 태영건설이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피해가 주택 분양계약자나 협력업체로 번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다.
28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논의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관련 협력업체와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신속 보호조치를 시행한다.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를 맡았던 주택사업장 중 분양까지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모두 22개로 파악됐다. 세대 수는 1만9869세대다. 이 중 14개 사업장(1만2395세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이미 가입된 상태다. 대부분 분양계약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장에 대해 태영건설이 계속 공사를 하거나 필요시에는 시공사 교체를 진행할 방침이다. 분양 이행 등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 당초 예정대로 분양계약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만약 사업 진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HUG의 주택 분양보증을 통해 분양계약자에게 기존에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대금을 환급해줄 수 있다. 환급이행 절차는 분양계약자 중 3분의 2 이상이 희망할 경우에도 가능하다.
또 피해가 중소형 업체까지 확산하지 않도록 협력업체 지원 조치에도 나선다. 현재 협력업체는 모두 581개 사로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이 중 96%(1057건)는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금대급 지급보증 가입이나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 있다. 태영건설이 부실화해도 보증기관을 통해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올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13곳에 달한다. 대부분 지방 건설사들로 부동산 PF로 인해 유동성 문제에 시달려왔다는 점에서 태영건설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태영건설 직전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경남 창원지역 중견(시공능력평가액 올해 기준 847억원, 종합건설 시공능력 285위, 경남 8위) 남명건설이다. 이 건설사의 공사 미수금 누적액은 총 6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PF와 관련해 회생할 수 있는 사업장에 한해 추가 보증을 제공하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구조조정) 방식을 내부적으로 유력 검토하고 있다. 단 PF가 무리하게 이뤄진 사업장들에 대한 일괄 지원 방침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특정 사업장의 파장을 최대한 차단하고 경기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6일 박상우 신임 국토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부동산 PF 연착륙 등 주택시장 불안요인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올 3분기 말 기준 2.42%로, 2분기 말 2.17%에 비해 0.25%p(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과 함께 건설 경기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데다 대외 위기로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인상 등의 여파가 덮친 가운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다른 건설사 부도나 법정관리가 속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공급하는 중소형 건설사에는 정부의 대책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하더라도 비아파트 시장 자체가 침체해 이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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